고대 교수의회 13명 “李총장 조사 불공정… 의장단 불신임”

  • 입력 2007년 2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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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교수의회의 일부 교수 의원이 이필상 총장 논문의 표절 의혹을 조사한 교수의회 의장단을 불신임해 의장 해임안을 발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이번 사태가 새로운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의장단 불신임 추진=교수의회의 대의원을 맡은 한 교수는 4일 “배종대(법대 교수) 의장 등 의장단 3인이 중립을 지키지 못하고 의도적으로 표절 의혹을 총장 퇴진으로 몰아가고 있다”면서 “조사보고서의 편파성과 소명서의 언론 유출 문제 등으로 의장단이 교수들의 신뢰를 잃어 의장단 불신임안을 제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의장단에 대한 불신임은 의장 해임 요구로 이행된다. 4일 현재 교수의회의 교수 의원 13명이 의장 해임안 발의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수의회 규정에 따르면 의장 해임안은 전임교원 3분의 1 이상 또는 교수의회 의원 재적 3분의 1 이상의 요구로 발의할 수 있으며, 발의된 해임안은 교수의회에서 재적 과반수 출석에 투표자 3분의 2의 찬성으로 가결된다. 현재 교수의회 의원은 36명.

의장단 불신임안 제출을 준비 중인 교수 의원들은 5일 오후 1차 회의를 가진 뒤 구체적인 안건의 문구를 작성할 예정이다.

교수의회의 한 의원은 “총장이 번호까지 매겨 다시 수거해 줄 것을 요청한 소명 자료를 의장단이 회의장에 참석한 교수들에게 ‘그냥 가져가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의원은 “2일 회의에서 ‘보고서를 의결하지 않고 재단에 일임한다’는 안건이 17 대 12로 가결됐는데, 찬성한 17명은 ‘조사보고서를 인정할 수 없으니 의결 없이 제출하자’는 의견이었다”고 말했다.

▽“조사위 음해 마라”=배 의장은 3일 전체 교수들에게 조사보고서와 이 총장이 조사위에 낸 소명서를 첨부한 e메일을 보내 “이 총장은 음모론을 제기했지만 조사보고서와 증거자료를 보면 진상조사가 음모론에 좌우될 성질의 것이 아님을 쉽게 알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배 의장은 이 서한을 통해 “그동안 조사위를 악의적으로 음해하고 활동을 무산시키려는 시도가 여러 차례 있었다”며 “조사위원들은 한 점 부끄럼 없이 공정하게 조사하였음을 알려드린다”고 말했다.

배 의장은 이어 “조사위원에 대한 외압을 막고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위원 명단은 공개하지 않기로 의결했으며, 다른 대학 소속 재무관리전공자 2명을 포함해서 본교 소속 위원은 지난번 총장 선거에서 어느 캠프에도 가담하지 않은 사람으로 선임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현승종 재단이사장은 4일 “9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이 총장의 거취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며 그 전에도 개별적으로 이사들에게서 의견을 들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사장을 포함해 14명으로 구성된 이사회는 총장의 해임 문제를 심의하고 결정할 수 있으며, 재적 과반수 찬성으로 안건을 의결한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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