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통일부, 조현 외교부 장관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의사진행 발언을 듣고 있다. 2025.08.18. 뉴시스
한국과 미국 외교당국이 16일 ‘한미 정상회담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 후속 협의’를 연 가운데 회의에 불참한 통일부는 미국과 별도로 대북정책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북 정책을 놓고 이재명 정부 내에서 자주파(통일부)와 동맹파(외교부)의 샅바싸움이 벌어졌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국민의힘은 “이재명 정부는 내부의 ‘자주파(통일부)’와 ‘동맹파(외교부)’ 갈등 하나 봉합하지 못해 스스로 ‘안보 콩가루 집안’임을 자인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외교부는 16일 보도자료를 통해 “정연두 외교전략정보본부장은 이날 외교부에서 케빈 킴 주한미국대사대리와 ‘한미 정상회담 조인트 팩트시트 후속협의’를 개최했다”며 “이번 회의에는 한미 양국의 외교 안보 부처에서 참석했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불참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이날 취재진과 만나 ‘우리 외교 안보 부처 간에 이견, 엇박자 모습이 비춰졌는데 향후 통일부를 참여시키는 방향으로 계획 중인 게 있나’라는 물음에 “외교부와 통일부는 정부의 원팀으로서 외교 안보 분야에 있어서 긴밀히 협력하고 협의하고 소통하고 있다는 점을 우선 말씀을 드린다”며 “현재 북한과의 대화가 단절된 상태에서 외교부와 통일부는 대화의 물꼬를 트기 위한 여건 조성을 위해 긴밀히 공조를 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원팀으로서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협의 내용이 통일부에 공유가 되나’라는 질문엔 “공유가 될 것”이라며 “우리 외교부는 통일부와도 긴밀하게 공조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전직 통일부 장관들도 협의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는 지적에는 “지금 한미 간의 가장 중요한 합의는 조인트 팩트시트”라며 “이 조인트 팩트시트를 충실하게 이행하는 것이 우리의 범정부적 과제”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외교부는 조인트 팩트시트상 한반도 관련 요소가 성공적으로 이행될 수 있도록 필요한 외교적인 소통을 미측과 할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관계부처와도 지속해서 긴밀히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오른쪽은 조현 외교부 장관. 뉴시스통일부 당국자는 전날 “이번에 외교부가 진행하는 미측과의 협의는 조인트 팩트시트의 후속 협의에 대한 내용으로 알고 있다”며 “한미 간 외교현안 협의에 대한 내용이기 때문에 통일부는 불참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통일부는 “남북대화, 교류협력 등 대북정책 관련 사안에 대해서는 필요시 통일부가 별도로 미측과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한미 간 대북정책 협의의 주체는 통일부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통일부 장관을 지낸 임동원·정세현·이재정·조명균·김연철·이인영 전 장관은 ‘제2의 한미 워킹그룹에 반대한다’는 제목의 입장문에서 “전문성 없고 남북관계를 이해하지 못하는 외교부에 대북정책을 맡길 수 없다”라며 “외교부 주도의 한미 워킹그룹 가동 계획을 중단하고, 통일부가 중심이 돼 남북관계 재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이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 사파이어볼룸에서 ‘K-바이오 글로벌 시장을 이끈다’를 주제로 열린 ‘뉴스1 글로벌바이오포럼(GBF) 2025’에 참석해 우리나라 제약바이오 산업의 잠재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5.11.19/뉴스1국민의힘 최수진 원내수석대변인은 16일 논평에서 이재명 정부를 향해 “안보 콩가루 집안”이라며 “‘문재인 정부 트라우마’에서 깨어나라”고 했다.
최 원내수석대변인은 “이재명 정부의 안보 난맥상이 도를 넘었다”며 “오늘 출범하는 한·미 대북정책 협의를 두고 통일부가 공개적으로 불참을 선언하며 반기를 들었다”고 했다. 이어 “북한의 도발 위협이 고조되는 엄중한 시기”라며 “머리를 맞대도 모자랄 판에 국민 앞에서 보란 듯이 집안싸움을 벌이는 꼴”이라고 했다.
그는 “통일부의 변명은 더 가관”이라며 “과거 ‘한·미 워킹그룹’ 트라우마를 핑계 대지만, 이는 북한 심기나 살피던 ‘문재인 정부 시즌2’로 돌아가겠다는 선언이나 다름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권이 바뀌었는데도 여전히 과거 망령에 갇혀 ‘제2의 워킹그룹’ 운운하며 몸을 사리는 것, 이것이야말로 명백한 직무유기”라며 “외교부가 끄는 공조의 수레바퀴를 통일부가 뒤에서 잡고 늘어진다면 그 결과는 외교적 고립뿐이다. 이 혼선을 미국은 신뢰의 균열로 북한은 도발의 기회로 여기지 않겠느냐”고 했다.
최 원내수석대변인은 이재명 정부를 향해 “부처 간 밥그릇 싸움을 멈추고 무너진 컨트롤타워부터 복원하시라”며 “대통령이 직접 나서 따로 노는 외교·통일 라인을 전면 쇄신하고, 흔들림 없는 안보 원팀 태세를 국민 앞에 증명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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