윗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이현승 KAIST 박사과정, 최원호 KAIST 원자력및양자공학과 교수, 박상후 KAIST 원자력및양자공학과 교수, 김형수 KAIST 기계공학과 교수, 왼쪽 상단은 편정수 박사. KAIST 제공영화 ‘해리포터’에 등장하던 투명 망토를 현실화할 수 있는 원천 기술을 한국 연구진이 개발했다. 로봇, 드론 등에 도입돼 레이더나 센서 등에 탐지되지 않는 ‘스텔스 무기’ 등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KAIST는 16일 김형수 기계공학과 교수와 박상후 원자력및양자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레이더로 감지되지 않는 ‘투명 망토’를 만들어 주는 액체금속 복합 잉크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는 국제학술지 ‘스몰’ 10월호의 표지 논문으로 선정됐다.
연구가 실린 국제학술지 ‘스몰’의 표지레이더는 표적에 전파를 쏘고 반사돼 되돌아오는 전파를 수신해 표적의 위치를 파악한다. 다시 말해 레이더망을 피하려면 반사되는 전파가 수신기에 닿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이번에 개발된 액체금속 복합 잉크는 전파를 흡수해 레이더의 ‘눈’에 띄지 않게 한다.
과거에도 레이더의 눈을 피하는 스텔스 물질을 개발하려는 시도가 있었으나, 기존에 사용되던 액체금속은 공기와 만나 쉽게 산화해버려 성능을 잃어버린다는 한계가 있었다. 물방울 위에 기름막이 쌓이는 것처럼 액체금속 입자에 금세 산화막이 생겨 입자와 입자 사이의 연결이 끊어지고 녹슬어버렸던 것이다.
이번에 개발된 액체금속 복합 잉크는 마르는 과정에서 액체금속 입자들이 스스로 연결되며 ‘그물망’ 같은 구조를 형성한다. 연구팀의 실험 결과에 따르면 이 덕분에 1년 이상 녹슬지 않고 성능이 유지되는 높은 안정성을 보였다. 또 이 구조는 최대 12배까지 늘려도 전기가 끊어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고무처럼 말랑하면서도 금속의 기능을 그대로 유지한다”고 설명했다.
제작 과정도 간단하다. 이번에 개발된 잉크는 프린터로 인쇄하거나 붓으로 칠한 뒤 말리기만 하면 된다.
AI가 생성한 연구 참고 사진. KAIST해당 액체금속 복합 잉크는 레이더 스텔스 기술을 필요로 하는 각종 무기 체계에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웨어러블 기기 등 전자 기기 소재로 활용이 가능하다. 가령 여러 번 접히는 스마트폰의 접히는 부분에 적용하면 신축성이 있으면서도 안정적인 구조를 유지할 수 있다. 김 교수는 “복잡한 장비 없이 프린팅 공정만으로도 전자기파 기능을 구현할 수 있게 했다”며 “향후 다양한 미래 기술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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