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가수-택시운전사-주부까지… 마약사범 128명 구속

  • 입력 2006년 8월 24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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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로뽕을 복용한 채 환각 상태에서 환자들을 진료한 치과의사가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경찰청 마약수사대는 6월 12일부터 8월 10일까지 두 달간 불법 마약류 사범 집중단속을 벌여 대형 종합병원 의사, 언더그라운드 가수, 승려, 택시운전사, 주부 등 총 399명을 검거해 이 중 128명을 구속했다고 23일 밝혔다.

치과의사 김모(42) 씨는 서울에서 M치과를 공동 운영하면서 단골로 다니는 술집의 바텐더 문모(33) 씨에게서 히로뽕 8g을 구입해 지난해 4월부터 1년여간 6회에 걸쳐 복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병원으로 출근하기 전에 지하철역 화장실 등에서 히로뽕을 복용한 뒤 환각 상태에서 환자를 진료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대형 종합병원인 D병원 가정의학과 의사인 김모(31) 씨는 2002년 필리핀으로 여행을 갔다가 우연히 엑스터시를 접한 뒤 몇 알을 밀반입해 의대 동기인 E병원 정형외과 의사 김모(32·여) 씨와 함께 복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이들은 지난해 2월부터 올해 4월까지 홍익대 앞 클럽에서 엑스터시를 구입해 함께 복용했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진료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구입했다”고 밝혔다.

또 조선족인 K대 생물병리학과 연구원인 김모(31·여) 박사는 아는 사람의 부탁으로 2006년 7월 히로뽕을 샘플 화장품 용기에 넣어 중국에서 들여오다 경찰에 붙잡혔다.

차모(17) 군은 인터넷을 통해 마약거래 사기를 치다 경찰에 적발됐다.

차 군은 올해 4월부터 7월까지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다른 사람의 명의를 도용해 마약 판매 카페 6개를 개설한 뒤 카페에 접속한 구매 의향자들에게 자신을 ‘20년간 마약 거래를 해 온 사람’이라고 속여 17명에게서 총 940만 원을 거래 대금으로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오토바이 판매 사기로 입건된 경험이 있는 차 군은 마약 매매의 경우 구매자가 신분 노출 등을 우려해 수사기관에 신고하지 못하는 점을 악용해 인터넷을 통한 마약거래 사기를 계획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차 군이 개설한 인터넷 카페에는 100명 이상이 접속해 이 중 17명이 거래를 하기 위해 차 군에게 송금했다.

그들은 차 군과 e메일, 휴대전화 등으로 수시로 연락했지만 차 군이 10대 청소년이란 사실을 전혀 눈치 채지 못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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