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된 대치 노조원 수색작업에 뛰어는 경찰 '눈길'

  • 입력 2006년 7월 20일 16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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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 중인 노조와 대치 중인 경찰이 강물에 투신한 20대 여성을 구하려 뛰어들었다 실종된 노조원 수색작업을 공동으로 펼쳐 눈길을 끌고 있다.

울산 건설플랜트노조 소속 조합원 500여 명과 울산지방경찰청 산하 재난관리부대를 포함한 3개 기동대 전경 300여 명은 20일 울산소방본부 119구조대와 함께 전날 울산 남구 신정동 태화교 아래에서 실종된 조합원 주민철(39) 씨 수색작업을 벌였다. 주 씨는 19일 오후 9시10분경 태화교에서 태화강으로 투신한 신모(27·여) 씨를 구조하기 위해 동료 조합원 차모(37) 씨와 함께 뛰어들었다가 실종됐다. 차 씨는 헤엄쳐 밖으로 나왔다.

경찰은 건설플랜트노조 조합원들과 119구조대가 19일 밤늦게까지 주 씨가 실종된 태화교 아래에서 명촌교 아래까지 4㎞ 구간을 강변과 강바닥을 샅샅이 훑었지만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소식을 듣고 수색에 나섰다.

이날 투입된 기동대는 울산지역의 집회 및 시위가 있을 경우 가장 먼저 출동해 진압 및 질서유지를 담당하는 전경부대. 울산 건설플랜트노조와는 지난해 3월부터 3개월간 울산지역에서 격렬하게 충돌해 대원 100여 명이 상처를 입었고 올해도 6일부터 파업을 벌이며 농성 중인 노조와 맞서고 있는 '악연'이 있다.

그러나 이날 경찰은 진압봉과 진압복 대신 탐침 막대를 들고 구명조끼를 입었으며, 노조도 이런 경찰에 경계심을 풀었다.

기동 2중대장 김진호 경감은 "타인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몸을 던진 주 씨가 무사하길 바란다"며 "최선을 다해 수색작전을 벌이고 있으며 이를 계기로 노조와 경찰 간의 앙금이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건설플랜트노조 박순주 수석부위원장도 "조합원 수색에 경찰이 도움을 줘 감사하다"며 "주씨가 무사히 돌아오고 진행 중인 파업과정도 원만히 해결됐으면 좋겠다"고 화답했다.

주 씨는 6일부터 단체협약 체결을 요구하며 태화강 둔치에 천막을 치고 농성하던 중이었다.

한편 울산시는 주 씨가 숨진 사실이 확인되면 보건복지부에 의사자 지정을 신청키로 했다.

울산=정재락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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