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교전 4주기 추모식]올해도 대통령-총리는 없었다

  • 입력 2006년 6월 30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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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들은 말이 없고…서해교전 4주기 추모식이 열린 29일 경기 평택시 해군2함대 사령부에서 해군장병들이 전사자 영정에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추모식에는 전사자 유가족 19명과 참수리정 승조 장병 14명, 해군 장병 등 1000여 명이 참석했다. 평택=김미옥 기자
영웅들은 말이 없고…
서해교전 4주기 추모식이 열린 29일 경기 평택시 해군2함대 사령부에서 해군장병들이 전사자 영정에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추모식에는 전사자 유가족 19명과 참수리정 승조 장병 14명, 해군 장병 등 1000여 명이 참석했다. 평택=김미옥 기자
6월의 아픔… 서해교전 4주기 추모식속 한번 썩이지 않고 장학금 받아 공부하던 아들, 치과기공소를 차려 부모를 행복하게 해 주겠다던 아들. 4년 전 온 나라가 월드컵 축제 분위기에 들떠 있을 때 아들은 온몸에 총탄을 맞고 쓰러졌다. 중환자실에 누워 있다가 한 달여 만에 의식을 찾았지만 끝내 일어나지 못했다. 고 박동혁 병장의 어머니 이경진 씨가 서해교전 4주기 추모식장에서 눈물을 삼키며 아들의 부조(浮彫)를 쓰다듬고 있다. 29일 경기 평택시 해군2함대 사령부. 평택=김미옥 기자
6월의 아픔… 서해교전 4주기 추모식
속 한번 썩이지 않고 장학금 받아 공부하던 아들, 치과기공소를 차려 부모를 행복하게 해 주겠다던 아들. 4년 전 온 나라가 월드컵 축제 분위기에 들떠 있을 때 아들은 온몸에 총탄을 맞고 쓰러졌다. 중환자실에 누워 있다가 한 달여 만에 의식을 찾았지만 끝내 일어나지 못했다. 고 박동혁 병장의 어머니 이경진 씨가 서해교전 4주기 추모식장에서 눈물을 삼키며 아들의 부조(浮彫)를 쓰다듬고 있다. 29일 경기 평택시 해군2함대 사령부. 평택=김미옥 기자
6·29서해교전 4주기 추모식이 29일 윤광웅 국방부 장관과 남해일 해군참모총장, 전사자 유가족, 당시 교전 참가 장병 등 1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경기 평택시 해군 2함대사령부에서 열렸다.

이날 추모식은 추모사와 종교의식, 헌화, 분향, 조총 발사, 묵념 순으로 진행됐으며 참석자들은 교전 과정에서 장렬히 산화한 희생 장병들의 넋을 위로했다.

김중련(소장) 해군2함대사령관은 추모사에서 희생 장병 6명의 이름을 부르며 “적의 기습공격에 마지막 남은 한 발의 함포와 총탄을 소진하면서 우리의 바다를 지켜낸 그대들의 위국 헌신과 군인정신은 뼛속 깊이 남아 영원히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추모사가 끝나자 유가족과 윤 장관, 노무현 대통령을 대신해 참석한 서주석 대통령통일외교안보정책수석비서관 등의 분향 및 헌화가 이어졌다.

이날 행사에는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과 김영선 한나라당 대표, 장상 민주당 공동대표를 비롯해 여야 지도부 10여 명도 참석했다.

하지만 유가족과 시민단체의 계속된 요구에도 불구하고 4년째 대통령이나 국무총리가 참석하지 않은 것은 전몰장병에 대한 적절한 예우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노 대통령은 지난해 3주기 추모식 때 희생 장병들과 유가족에게 추모 메시지를 전달했지만 올해는 하지 않았다. 또 이날 추모식이 해군2함대사령부 주관으로 열린 탓에 윤 장관과 남 총장도 참석만 했을 뿐 추모사는 하지 않았다.

유가족들은 추모식 내내 희생 장병들의 얼굴이 새겨진 청동 부조와 영정을 어루만지며 오열했다.

고 한상국 중사의 아버지 한진복 씨는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정부나 국민이나 (무관심한 것은) 다 똑같다. 자식 잃은 부모가 무슨 할 말이 있겠느냐”며 말을 잇지 못했다.

고 윤영하 소령의 아버지인 윤두호(64) 씨는 취재진의 질문에 손사래를 치며 추모식 내내 눈물을 애써 참았다.

서해교전은 2002년 6월 29일 오전 10시경 서해 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한 북한 경비정이 우리 측 해군 고속정인 참수리 357호정에 기습공격을 감행해 발생했다.

교전 과정에서 정장인 윤 소령과 한상국 조천형 황도현 서후원 중사, 박동혁 병장 등 6명이 전사했고 참수리 고속정은 침몰했다.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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