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 “사학법이 성서냐” 유재건 당의장 ‘머쓱’

  • 입력 2006년 1월 25일 11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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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의장은 “사학법은 일점일획도 못 고친다.”

원내대표는 “일점일획도 고칠 수 없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사학법 재개정과 관련해 열린우리당 유재건 당의장과 김한길 신임 원내대표가 하루 차이로 정반대의 목소리를 내 논란이 일고 있다.

김한길 원내대표는 25일 확대 간부회의에서 “사학법은 일점일획도 고칠 수 없는 성서가 아니다”며 “한나라당에서 재개정안을 내놓으면 성실하게 협의할 용의가 있다”고 사학법 재개정의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이는 전날 유재건 당의장이 “사학법은 일점일획도 고칠 수 없다. 사립학교법은 절차상, 내용상 잘 된 법으로 재개정할 용의가 없다”고 발언한 것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더구나 유 의장은 취임 후 잇따라 사학법 개정을 시사하는 발언을 했다가 청와대와 여당내 반발에 부딪혀 번번히 철회해야만 했다. 뿐만 아니라 “사람이 물렁물렁하고 시원찮아 염려 끼쳐 드린 것을 사과드린다”고 당원 앞에 머리를 숙이기까지 해야 했다.

따라서 이날 김 대표의 발언은 유 의장에게서는 상당히 곤혹스러운 것.

분위기가 어색해지자 임채정 열린정책연구원장은 “사학법과 관련해 우리가 자꾸 흔들린다고 한다”며 “우리는 선등원·후협상 가능성을 말 한 것이지, 사전에 고칠 수 있다는 언질을 주거나 대화조차 할 수 없다고 못 박는 것이 아니다”고 정리했다.

결국 열린우리당의 입장은 한나라당이 국회에 먼저등원하면 국회법 절차에 따라 협상을 고려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집권 여당의 조변석개(朝變夕改)를 바라보는 국민들은 혼란스러울수밖에 없다.

인터넷에는 “도대체 열린우리당의 진의가 뭐냐”고 따져 묻거나, “당의장 보다 원내대표가 더 세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는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한편 한나라당은 사학법 재개정과 관련해 선협상 후등원을 고수하고 있어 양 당간의 입장차가 좁혀질지는 미지수다. 이재오 원내대표는 24일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여당이 사학법 재개정을 확약하면 국회 등원 후 재개정 위원회를 만들어서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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