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여론광장/‘제구실’하는 도서관이 많았으면…

  • 입력 2005년 10월 22일 07시 17분


코멘트
모 방송사가 기획사업의 하나로 설립하는 인천 부평구 ‘기적의 도서관’이 연말이면 정식으로 문을 열 예정이라 한다.

부평구에선 도서관 운영을 위한 위원회가 구성돼 전문가 참여가 활발해지고 있다. 부평 기적의 도서관은 어린이 전문 도서관으로서 제 구실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인천시에는 이 도서관 외에 어린이 도서관 7개가 더 들어선다.

남구와 연수구, 서구, 중구, 동구, 계양구, 강화군에 어린이 도서관이 1개씩 건립되고 있다. 또 시립도서관이 확장 이전되고 시립도서관 분관 3개가 신축될 예정이다. 도서관이 많이 건립되는 것은 인천이 문화 불모지라는 오명을 씻어내기에 족한 소식이다.

다른 문화시설과 달리 도서관은 시민이 언제나 찾고 누릴 수 있는 생활문화시설이다 작년에 실시한 인천시민의 문화시설 이용실태 조사에서 도서관이 1위를 차지했다.

시험 준비나 하는 독서실로서의 이미지를 벗어나서 문화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찾아간다는 반증이다.

물론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우선 시설을 짓는 일만큼 중요한 것이 내실 있는 운영이다.

일부에서는 도서관 개관에 맞추어 서적 도매상이 창고에 쌓여있던 재고 도서를 털어낸다는 소리가 들린다. 잘 나가지 않는 책을 도서관에 ‘떨이’로 처분한다는 것이다.

서가에 어떤 책이 꽂혀 있는가는 도서관의 생명과 직결된다. 시설은 번듯하면서 정작 읽을만한 책이 없다면 과연 그곳을 도서관이라 할 수 있을 것인가. 도서관이 주관하는 문화행사도 문제점이 있다. 독서 진흥과 문화교육에 맞는 행사라면 모를까 도서관이 갖고 있는 고유의 목적을 넘어선 문화행사가 너무 많다.

문화행사는 지역 주민이나 관련 기관에 맡기고 도서관은 책을 읽고 정보를 얻는 열려 있는 공간이면 된다. 엉뚱한 행사가 넘쳐나면서 도서관 사서가 점차 전문성을 잃어간다고 한다.

도서관을 살리기 위해 가을이 깊어가는 주말에 부모가 아이들 손잡고 도서관에 가는 것은 뜻 깊은 일이 아닐까 싶다.

이현식 (인천문화재단사무처장) agiko3@hanmail.net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