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APEC정상들 지나갈 동서고가路에 가림막 설치 논란

  • 입력 2005년 8월 20일 07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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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진국에서나 있는 눈가림식 행정이다.”

“외국 정상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인사들이 차량으로 이동할 부산 동서고가도로에 주변 모습을 가리기 위한 차폐시설 설치되면서 논란을 빚고 있다.

부산시 시설관리공단은 “APEC을 앞두고 동서고가로 사상구 낙동램프∼학장램프 양방향 4.2km 구간에 4억2000만 원을 들여 차폐시설을 설치 중”이라고 19일 밝혔다.

이 시설은 높이 1.5m의 철제 패널로 1m 높이의 방호벽 위에 설치돼 승용차에서는 양쪽 시내를 모두 볼 수 없다.

차폐시설을 설치하는 것은 낙동램프∼학장램프 구간 주변이 공단지역어서 공장 굴뚝과 전깃줄 등이 어지러운데다 야간에는 모텔의 화려한 네온사인 간판도 보여 부산에 대한 이미지를 흐릴 수 있다는 지적 때문.

시설관리공단 관계자는 “동서고가로 사상구 구간의 주변정비가 현실적으로 어려워 차폐시설을 하게 됐다”며 “APEC 이후 시민 의견을 수렴해 철거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길로 출퇴근을 하는 박모(40) 씨는 “갑자기 차단 벽이 설치돼 답답한 느낌이 든다”며 “도시경관을 가꾸기에 앞서 보기 싫은 것을 덮어버리는 것은 낡은 대처방식”이라고 주장했다.

길이 14km에 달하는 국내 최장 고가도로인 동서고가로는 현재 주거지역을 지나는 절반 정도에만 방음벽이 설치돼 있으나 이번 공사로 전체 구간의 80%가 가려지게 된다.

석동빈 기자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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