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여학생 “제 유학에 투자하세요” 盧대통령등 5명에 편지

  • 입력 2005년 5월 19일 18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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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은 씨
최영은 씨
“회사가 아닌 한 학생의 미래에 투자하지 않으시겠습니까.”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 재학 중인 여학생이 유학자금 마련을 위해 ‘자신의 미래’라는 상품을 내걸고 투자자 유치에 나섰다.

이 학교 2학년생인 최영은(崔玲銀·19) 씨는 19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이명박(李明博) 서울시장, 이인구(李麟求·전 계룡건설 회장) 계룡장학재단 이사장, 양희권(梁熙權) 페리카나 회장, 정문식(鄭文植) 이레전자산업 대표 등 5명에게 자필 편지를 보냈다. 내용은 조금씩 다르지만 미국 유학길을 앞둔 자신에게 투자해 달라는 내용.

대전과학고 재학 2년 만에 KAIST에 입학한 최 씨는 “지난달 초 너무나도 가고 싶었던 미국 바드대(Bard College)로부터 합격 통지와 함께 4년간 모든 학비를 지급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3000만 원이 넘는 학비 문제는 해결됐으나 기숙사비 식비 등 생활비는 아직 마련하지 못했다”며 “KT에 근무하는 아버지가 ‘어떻게든 해결해 주겠다’고 밝혔으나 큰 짐을 드린 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최 씨는 “아직 20세의 과학도지만 생물학계의 세계 석학 사이에서 우뚝 서는 자랑스러운 한국인이 되기 위해서 유학 준비를 해 왔다”며 “내 미래와 신념, 열정에 투자해 달라”고 덧붙였다.

대전 출신인 최 씨는 대전 월평중과 대전과학고를 수석으로 입학·졸업한 뒤 지난해 2월 삼성전자 주최 휴먼테크 논문대상에서 금상을 받았다.

또 같은 해에 한국과학재단이 주관하는 과학기술 분야 대통령 과학장학금 수혜 대상자로 선정됐다.

최 씨는 “당돌하다고 할지 모르지만 집안 형편상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했다”며 “유학을 떠날 때보다 더 큰 사람이 되어 돌아와 도움을 준 분들에게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대전=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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