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울산노동계 ‘납작’…현대車노조 취업비리 수사영향

  • 입력 2005년 5월 17일 18시 44분


코멘트
’숨죽인 울산 노동계’

울산 지역 노동계가 전에 없는 위기 속에 숨고르기를 하고 있다.

우리나라 노동운동을 주도해온 현대자동차 노조가 취업비리로 수사를 받고 있고 노동계 출신 국회의원과 자치단체장도 법원 판결에 따라 신분 변화를 맞을 상황에 놓였다.

이달 초부터 현대차 취업비리를 수사해온 울산지검은 취업 추천을 알선하고 돈을 받은 혐의로 전·현직 노조 간부 3명을 구속했다. 검찰은 노조 내 계파들이 취업비리에 개입했고, 일부 노조 전·현직 간부는 납품 업자 등으로부터 리베이트를 챙긴 혐의에 대해 수사 중이다.

이상욱 노조 위원장이 최근 “도덕성을 생명으로 여기는 노조간부가 채용 관련 비리에 관련됐다는 것은 충격적”이라며 “조합원들에게 죄송한 마음 금 할길 없다”고 사과했지만 파문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울산 노동계의 리더’격인 민주노동당 북구 출신 조승수 의원과 이갑용 동구청장, 이상범 북구청장도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위기 상황이다.

조 의원은 지난해 총선을 앞두고 주민집회에 참석해 자신의 입장을 밝히는 등 사전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 3월 항소심에서 의원직 상실에 해당하는 벌금 150만원이 선고되자 상고해 대법원의 확정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두 구청장은 지난해 11월 전국공무원노조 파업 참가 공무원에 대한 징계를 울산시에 요청하지 않아 직무유기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이 1심에서 집행유예 이상을 선고받으면 직무가 정지된다.

민주노총 위원장 출신인 이 동구청장은 자신의 선거법 위반혐의 의혹을 은폐하도록 했다가 추가로 기소됐다. 울산의 한 사회단체 관계자는 “울산 노동계의 위기는 그동안 견제장치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은데서 비롯됐다”며 “이번 어려움을 거울삼아 하루빨리 제자리를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