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교육현장/소래초교 ‘발명 영재단’

  • 입력 2005년 2월 28일 21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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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신기하다. 선생님. 라디오 스피커 코일에 연필을 묶은 뒤 입에 물었더니 소리가 또렷이 들리네요.”

“사람이 귀 뿐만 아니라, 뼈로도 소리를 들을 수 있기 때문이야. 그래서 골전도 헤드폰이 만들어져 이라크 전쟁 때 미군 전차부대 군인들이 귀가 아닌 머리에 헤드폰을 착용하고 임무를 수행했단다.”

지난달 25일 인천 남동구 논현동 소래초등학교(교장 이명수) 과학실. 이 학교 ‘발명 영재단’ 학생들이 과학담당 교사로부터 ‘골전도 헤드폰’의 원리를 배우고 있었다.

발명 영재단은 ‘멘토(mentor)제’를 통해 과학 영재의 꿈을 키워가는 학교로 소문나 있다.

멘토제는 과학 등에 특별한 관심과 지식을 갖고 있는 스승이나 선배가 제자 또는 후배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도와주는 방식.

지난해 10월 일본 오사카(大阪) 과학박물관을 찾았을 때 사람의 말에 따라 움직이는 강아지 로봇을 본 뒤 창의력이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다는 박초이(12) 양은 “선생님에게 배운 과학지식을 다시 4, 5학년 후배들과 머리를 맞대고 생각하며 의견을 교환하다보면 더욱 창의적인 생각을 할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발명 영재단의 수업방식은 여느 수업과 다르다. 일명 ‘무지개 학습’으로 불리는 영재단 수업은 학년별로 7명씩 팀을 짜서 같은 주제를 놓고 발명회의에 들어간다.

예를 들어 7가지 색을 모두 쓸 수 있는 볼펜을 만들자고 할 때 팀별 회의를 거쳐 의견을 내 놓은 뒤 다시 모든 팀이 모여 수정안을 만든다. 이를 기초로 종합의견을 내서 최종안을 선택 한다. 멘토를 근거로 한 ‘협동수업 방식’을 택하고 있는 것.

이 학교 발명 영재단은 지난해 6월 3∼6학년 학생 20여명으로 발족했다. 과학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선발고사를 거쳐 선발했으며 매주 수, 금요일 방과 후에 최첨단 과학실에 모여 ‘과학영재’의 꿈을 키우고 있다.

신필식(35) 과학교사는 “학기 초 영재단 학생들에게 ‘볼펜이 다른 용도로 사용될 수 있는 경우의 수를 얘기하라’고 했더니 10여 가지가 고작이었다”며 “하지만 창의적 문제해결 능력을 기초로 한 과학수업을 한 결과, 지금은 20여 가지 이상 말할 정도로 학생들의 사고 범위가 넓어지고 상상력이 풍부해졌다”고 말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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