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동서남북/8억짜리 시청 전광판 찬반 논란

  • 입력 2005년 2월 15일 22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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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광판이 참 멋지다고 생각합니다.”

“자기 돈 아니라고 막 쓰나.”

경남 창원시청에 최근 설치된 풀 컬러 전광판과 관련해 시청과 경남도청 홈페이지에 올려진 엇갈린 의견이다. 전광판의 적정성과 효용성에 대한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분위기다.

창원시는 중도 하차한 전임 시장 시절인 2003년 청사 증축계획을 세우면서 전광판을 포함시켰다. 발주는 박완수(朴完洙) 시장 부임 이후 했다. 지난해 10월 시작한 공사는 지난달 말 끝났다. 본격 가동은 다음달 1일부터다.

이 전광판은 가로 12.96m, 세로 8.28m. 자치단체가 설치한 것으로는 최대다.

설치비로 8억1000만 원이 들었다. 시청사를 증축하는데 27억 원이 든 것에 견주면 상당한 비중이다.

창원시의 재정자립도는 67.7%로 비교적 높다. 그렇다손 치더라도 실업이 심각하고 경기가 바닥이라는 점을 헤아릴 필요는 있었다. 전광판 운용에는 인건비와 영상 제작비를 빼고도 월 200만원 안팎이 들어간다.

위치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창원시청은 로터리 옆에 있다. 주변 교통량이 급증하면서 로터리를 돌아나가는 운전자들이 전광판에 시선을 오래 두었다가는 사고를 내기 십상이다.

창원시는 “디지털시대에 부응하면서 다양한 정보제공과 시정(市政) 홍보를 위한 것”이라며 “스포츠 중계나 각종 행사 때도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현재 시험가동이긴 하지만 생활정보와 함께 박 시장 얼굴이 심심찮게 등장하는 것도 선거법 저촉 시비에 휘말릴 소지도 있다.

지난해 6월 보궐선거 당시 박 시장의 구호는 ‘똑바로 하겠습니다’ 였다.

전광판이 시장 홍보를 위한 도구가 아니라 로터리와 어우러지는 명물이 되도록 노력하는 등 사소한 부분부터 똑바로 해야 큰일에도 틀림이 없는 법이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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