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대학 구조조정, 경쟁력이 핵심이다

  • 입력 2005년 2월 14일 18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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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대학 구조조정에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4년 이내에 87개 대학을 줄이겠다고 공언한 바 있는 교육당국은 다음 달 ‘국립대 구조개혁추진위원회’를 발족시켜 실무활동에 들어간다. 그러나 이와 별도로 일부 지방대학 사이에 자율적으로 추진돼온 통폐합 작업의 경우 교수들의 반발 등으로 몇 년째 답보 상태에 빠져 있어 향후 추진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정부는 대학 숫자를 줄이고 대학의 입학정원을 감축하는 것을 일차 목표로 내세우고 있지만 올바른 방향이 아니다. 지금도 상당수 지방대학은 입학정원을 못 채우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대학 전체의 입학정원은 65만 명이지만 실제 충원인원은 훨씬 적을 것으로 추정된다. 국가적 관심사인 대학 구조조정이 그 허수(虛數)를 현실화하는 것에 그친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대학 개혁에서 외형적인 ‘숫자 줄이기’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대학의 체질과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큰 목표 아래 실질적인 구조조정을 이끌어내고 10년, 20년 후를 내다보는 개편을 모색해야 한다. 대학 구성원들도 과거의 틀을 고집해서는 대학 전체가 공멸(共滅)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져야 현재의 위기 탈출은 물론 새 출발이 가능하다.

이를 위해 정부는 졸업생 취업률과 교수 확보율 같은 각종 대학 정보를 수험생과 학부모에게 제공해 이를 토대로 대학 내부에서 선의의 경쟁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국립대학에 대해서는 단순한 연합대학 체제보다는 관료적인 조직 분위기를 탈바꿈시킬 수 있는 근본적인 대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대학 진학 인구가 줄면서 대학 구조조정은 호기(好機)를 맞고 있다. 이번에야말로 대학개혁이라는 구호에 걸맞은 질적 쇄신이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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