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교 시험 부활]“학생 실력향상 도움” “私교육 부추길 우려”

  • 입력 2005년 1월 31일 17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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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초등학교 3학년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기초학력진단평가에 참가한 학생들이 진지하게 문제를 풀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해마다 초등학교 3학년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기초학력진단평가에 참가한 학생들이 진지하게 문제를 풀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서울시교육청의 ‘학력신장 방안’은 초중고교생의 학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지만 서술형 평가 확대는 교사 부담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반응이다.

기본 취지나 방향은 맞지만 현실성이 부족하고 교원단체의 반발을 의식해 자율이란 명분으로 일선 학교에 책임을 떠넘겼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교육청 성적관리지침은 서술형 평가 문항은 객관성을 위해 2명의 교사가 평가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지금도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

서울 양재고 황용련(黃鏞練) 교무주임은 “사고력과 표현력 향상을 위해 서술형 문제를 강화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그러나 서술형 평가가 50%로 늘어날 경우 교사 업무 부담이 과중해 제대로 평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최근 담임교사의 답안지 대리 작성 사건에서 보듯 학교의 내신관리가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고 2008학년도 대학입시부터 내신 반영 비중이 커져 성적 관련 시비가 생길 수도 있다.

중학교 3학년 자녀를 둔 박혜숙 씨(44·여)는 “서술형 문제를 늘리면 교사에 따라 점수가 달라질 수 있다”며 “성적 시비가 없도록 차라리 단순한 선택형 문제가 학부모로선 더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초등학교의 정기고사 부활과 성적표 통지방법 개선에 대해 학부모들은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지금까지는 자녀의 성적 수준을 제대로 알 수 없어 불안한 심리에서 더 사교육에 매달리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평가’를 중심으로 한 학력신장 방안은 초등학교 교육과정을 왜곡해 사교육 과열을 가져올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은 △학습부진학생 담임교사 책임지도제 △사이버가정학습 △수준별 이동수업 내실화 등 공교육에서도 학력을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동국대 박부권(朴富權·교육학과) 교수는 “현재는 공식적으로는 학업을 중시하지 않으면서 사적으로는 모두 점수 1점에 매달리는 기형적 상황”이라며 “이미 대부분 사교육을 시키고 있어 더 늘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나연 기자 larosa@donga.com

노시용 기자 syr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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