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문경 장승공원, 소원 적어 줄에 매달기 유행

  • 입력 2005년 1월 12일 19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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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소망을 적은 종이들이 넘실거려요.’

경북 문경시 문경읍 문경새재 도립공원의 제1관문 광장 앞에 위치한 장승공원에 관광객 등이 새해 소망을 적어 줄에 매달고 있는 소지(燒紙)가 크게 늘어나 눈길을 끌고 있다.

12일 문경새재관리사무소에 따르면 이곳을 찾는 관광객과 주민을 대상으로 소지를 매다는 행사를 1일부터 실시한 이후 현재까지 소지 수는 1만여 장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도립공원 입구인 장승공원에는 요즘 매서운 추운 속에서도 평일에는 수백여 명이, 주말의 경우 2000∼3000명이 찾아와 가족 또는 모임의 대표가 비치돼 있는 한지와 필기구를 이용해 소망을 적은 뒤 새끼를 꼬아 만든 소지줄에 매달고 있다.

인근 지역 주민인 박영옥 씨(36·여)는 “대장군과 여장군 앞에서 올해는 남편이 하는 일이 잘되고 가족 모두가 건강하기를 정성스럽게 기도한 뒤 이 소망을 담은 소지를 매달았다”고 말했다.

문경시는 정월대보름(2월 23일) 오후 2시경 장승공원에서 이 같은 소망들이 이뤄지게 해달라는 뜻으로 제사를 지낸 뒤 매달려 있는 소지를 모두 불에 태우는 ‘소지 기원제’를 올릴 예정이다.

문경새재관리사무소 도인환(都仁煥·45) 관리담당은 “문경새재는 조선시대에 장원급제를 꿈꾸는 선비들과 부자가 되기를 바라는 보부상들이 한양으로 가던 길목이었다”며 “장승 100여 개가 서 있는 장승공원은 새해 소망을 빌기에 좋은 장소”라고 말했다.

최성진 기자 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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