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부정 수사확대]명문外高 최상위권 학생 가담

  • 입력 2004년 11월 30일 18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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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과 충남 전남북 등에서 추가로 적발된 대학수학능력시험 부정행위는 그룹 규모와 답안 전송방식, 정답 적중률 등에서 광주지역의 부정행위와 큰 차이를 보였다.

특히 서울시내 최고 명문인 A외국어고 최상위권 학생이 부정행위에 가담한 사실이 처음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다양한 부정행위 유형=30일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에 따르면 새로 적발된 부정행위의 수법은 크게 세 가지.

첫 번째 유형은 1 대 1 답안 전송방식. 친분이 있는 친구 2명이 서로의 취약과목 답안을 교환하는 방식이다.

특히 A외국어고 학생 3명은 수리영역과 언어영역 등 각자의 ‘전략과목’ 답안을 공유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 관계자는 “소환조사 결과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해 한 명은 화장실에서, 한 명은 감독관의 시선을 피해 고사장에서 문자메시지를 보낸 사실을 시인했다”고 밝혔다

두 번째 유형은 수험생 1명이 과목별 성적우수자 여러 명에게서 답안을 받는 방식이다.

경찰은 4개 그룹 10명이 적발된 서울지역의 경우 2개 그룹은 첫 번째 방식, 나머지 2개 그룹은 두 번째 방식을 이용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세 번째 유형은 철저하게 역할 분담을 했다는 점과 가담 인원이 대규모라는 점에서 광주지역과 유사하다.

8개 그룹이 적발된 전북지역에서는 12명으로 구성된 한 그룹의 경우 성적우수자인 ‘선수’와 중계인 1, 2명, 부정행위 응시자 5, 6명 등으로 역할이 나뉘었다. 이번에 추가로 적발된 광주지역 1개 그룹도 12명이 전북지역과 유사한 방법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답 적중률은 높아=광주지역의 부정행위 그룹이 최대 143명까지 가담한 것과는 달리 이번에 추가 적발된 그룹들은 비교적 소규모다.

총 21개 그룹에 이르지만 82명만이 수사대상자여서 그룹당 평균 4명에 약간 못 미친다.

이 가운데 특히 규모가 작은 그룹은 화장실에서 답안을 전송하는 등 단순한 방법으로 문자를 전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답 적중률은 소규모 그룹이 대규모보다 월등히 높았다.

광주지역의 대규모 그룹은 중위권 학생들이 보내 온 답안이 대부분이어서 이를 취합하더라도 정답 적중률이 낮은 편이었다.

반면 다른 지역에서는 외부에 노출이 되지 않을 정도의 소규모 그룹이 일부 성적우수자를 포함시켜 부정행위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최상위권 학생의 추가 연루와 학원강사나 과외교사 등 브로커들의 부정행위 가담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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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수기자 need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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