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진회 출신 대학생 '교통사고 자해공갈단'

  • 입력 2004년 11월 23일 16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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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로 교통사고를 낸 뒤 합의금, 보험금 등을 뜯어낸 '교통사고 자해단'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대학생 30여명을 포함, 10대~20대 초반으로 구성된 이들은 서울, 경기 일대 4개 중학교 폭력조직 '일진회' 출신 선후배들로 밝혀졌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3일 고의로 교통사고를 낸 뒤 보험금 등을 뜯어낸 혐의(사기)로 민모씨(21·무직)등 13명을 구속했다. 또 박모군(19)등 69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이모씨(20)등 군복무 중인 피의자 8명을 군 수사기관에 넘겼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렌터카를 이용, 올 2월 서울 중구 신당동에서 차선을 변경하는 김모씨(30·여)의 승용차에 일부러 부딪힌 뒤 합의금으로 600만원을 받아 챙기는 등 지난해 12월부터 최근까지 60여차례에 걸쳐 2억여원을 뜯어낸 혐의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2~3명씩 짝지어 다니다 좁은 골목길 등을 지나는 승용차 백미러에 일부러 부딪힌 뒤 운전자를 윽박질러 합의금을 받거나 렌터카를 이용해 일부러 충돌하는 방식으로 범행을 저질러 온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경기 구리 G중학교 폭력조직 '일진회' 출신인 민씨가 같은 학교 및 인근 학교 일진회 후배들을 끌어들여 범행을 시작했으며 이후 수법을 배운 후배들이 다시 각각 광진구, 남양주 일대에서 새로운 가담자를 모아 범행을 저질러 왔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 일대에서 고의 교통사고 사기를 일삼는 고교생이 있다는 소문을 듣고 탐문 수사에 나서 이들을 검거했다.

전지원기자 podrag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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