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서 자살용 청산가리 판매… 7명에게 판 30대 직장인 검거

  • 입력 2004년 11월 19일 18시 22분


자살을 원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청산가리(시안화칼륨)를 팔아 여성 2명이 목숨을 끊게 만든 30대 직장인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자살을 원하는 7명에게 모두 127만원어치(3.53kg)의 청산가리를 판매한 혐의(유해화학물질관리법 위반 및 자살 방조)로 19일 박모씨(32·경기 성남시)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K공단 계약직 직원인 박씨가 청산가리를 구입한 것은 9월과 10월 두 차례. 9월 초순 인터넷에 떠돌던 청산가리 취급업체 K특수개발의 사업자등록증 복사본을 구한 박씨는 이를 이용해 서울 종로3가에 있는 한 화공약품 판매점에서 모두 4kg(약 8만원)의 청산가리를 구입했다.

이 후 박씨는 자신이 개설한 인터넷 카페 등에 글을 올린 이들에게 소포로 배달하거나 직접 건네주는 방식으로 많게는 10g당 25만원씩을 받으며 판매했다.

이 같은 방법으로 박씨에게 청산가리를 구입한 7명 중 회사원 김모씨(22·여·부산 거주)와 우모씨(32·여·서울 거주)가 각각 지난달 27일과 이달 6일 음독자살했다.

경찰은 나머지 5명도 청산가리를 이용해 자살하려는 사람일 것으로 보고 신원 파악에 나섰다.

박씨는 지방의 J대학에서 석사과정을 마치고 2002년 서울로 와 생활하던 중 4000여만원의 카드빚 등으로 경제적 어려움에 시달리자 청산가리 판매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화공약품 판매점에서 박씨가 물건을 구입할 때 동행자가 1명 있었다는 판매점 주인의 진술에 따라 공모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정양환기자 r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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