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대입수능]“문제지 왜 걷어가나”

  • 입력 2004년 11월 19일 18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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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른 박모군(18)은 자신이 어느 영역에서 몇 문제나 맞혔는지 알지 못해 애태우고 있다. 시간이 부족해 자신이 선택한 답을 수험표 뒤에 적어오지 못했기 때문이다.

박군은 “문제지를 제출해야 하기 때문에 답안을 수험표 뒤에 옮겨 적느라 시간을 뺏기기도 한다”며 “문제지를 걷어가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학부모단체인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학사모)도 18일 이 문제를 정면으로 거론하고 나섰다.

학사모는 이날 성명을 통해 “수능이 끝나자마자 시험지가 상업적으로 판매되는 폐단을 없애고 수험생들이 차분히 그동안 공부한 내용을 돌아볼 수 있도록 시험지를 학생에게 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군처럼 기억에 의존해 정답을 맞혀 보며 불안해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수험생이 시험지를 가지고 가도록 해야 한다는 것.

하지만 수능을 주관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시험지를 걷는 것은 수험생들을 위해서”라고 반박한다.

답안지에 수험번호나 문제 형태(홀수형, 짝수형)를 잘못 기재하는 수험생이 많아 나중에 대조해 볼 수 있도록 시험지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평가원에 따르면 매년 답안지 기재를 잘못하는 수험생이 60여만명 가운데 약 2만명에 이른다.

평가원 남명호 수능시험연구관리처장은 “시험지를 돌려줄 경우 답안지 표기를 잘못한 수험생을 구제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며 “시험지는 채점이 끝나고 수험생에게 성적표를 나눠준 뒤 폐기 처분한다”고 말했다.

홍성철기자 sung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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