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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11월 15일 21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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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각사는 15일 “경내 건축물인 극락전(極樂殿)을 복원하기 위해 해체하는 과정에서 나온 중수기(重修記·낡은 건축물을 고치는 과정을 기록한 문서)에 일연스님을 가리키는 용어로 ‘인각(麟角)’이라는 표현이 사용됐다”고 밝혔다.
인각사 명칭에 대한 유래가 문헌을 통해 밝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금까지 인각이라는 말은 ‘옛날에 기린(麟)이 절 옆에 있는 네모진 바위에 뿔(角)을 걸었다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전해져왔다.
하지만 1790년경 기록된 이 중수기에는 ‘일연국사의 공덕으로 인각이라는 이름으로 부르길 천년의 세월….’(國師之功 號稱麟角於千秋)이라는 구절이 포함돼 있다.
이를 근거로 하면 인각은 ‘전설 속의 영험한 동물’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일연스님을 ‘기린의 뿔처럼 뛰어난 인물’에 빗대 묘사한 것으로 보인다.
삼국유사 연구가인 인각사 상인(常仁) 주지스님은 “일연국사를 인각으로 상징했다는 것은 삼국유사 저술 당시 국사의 위상을 잘 보여주는 것”이라며 “기존에 구전(口傳)으로 전해온 이야기는 수정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인각사는 대한불교 조계종 제10교구 본사인 영천 은해사의 말사로 7세기 신라 선덕왕 때 의상대사가 창건했다.
일연국사가 1284년부터 5년 동안 머물며 단군신화를 기록한 삼국유사를 완성하고 세상을 뜰 때까지 이 곳은 전국의 승려들이 모여 법회를 여는 등 대규모 사찰로 성장했으나 조선 후기에 이르러 쇠퇴했다.
문화재청과 경북도, 군위군 등은 올해부터 5∼8개년 계획으로 당시의 절터를 매입하고 문화재를 발굴하는 인각사 종합정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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