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공청회 왜 계속하나”…울산 방청객 80여명 불과

  • 입력 2004년 7월 26일 19시 01분


‘텅빈 공청회장.’ 신행정수도건설 추진위원회가 마련한 지방 순회 공청회가 26일 울산 상공회의소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날 공청회는 방청객이 80여명에 그치는 등 시민들의 무관심 속에서 진행됐으나 수도 이전에 반대하는 의견이 많이 나왔다. -울산=연합
‘텅빈 공청회장.’ 신행정수도건설 추진위원회가 마련한 지방 순회 공청회가 26일 울산 상공회의소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날 공청회는 방청객이 80여명에 그치는 등 시민들의 무관심 속에서 진행됐으나 수도 이전에 반대하는 의견이 많이 나왔다. -울산=연합
‘신행정수도 건설 울산 공청회’가 26일 울산 상공회의소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신행정수도건설 추진위원회가 대전 광주 대구 등에 이어 10번째로 마련한 이날 공청회에서는 시민들의 무관심 속에 ‘공청회 무용론(無用論)’이 거셌다.

공청회 시작 시간인 오후 2시까지 행사장에는 방청객이 80명 남짓에 불과했다. 공청회 도중 공무원을 동원하는 모습도 보였다.

그나마 수도 이전을 반대하는 서울시의회 의원 15명과 취재진, 공무원, 행사 관계자 등을 제외하면 일반 시민 방청객은 드물었다.

공청회에 앞서 서울시의회 의원들은 울산상공회의소 앞에서 “국민 합의 없는 수도 이전을 중단하라”며 구호를 외쳤다.

서울시의회 정병인(鄭炳仁) 운영위원장은 “국정 홍보대회로 전락한 공청회를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며 “8월부터 시민단체와 함께 서울시의 구(區)별 공청회를 시작으로 새로운 전국 순회공청회를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상희 울산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공동대표는 토론에서 “내일 창원 공청회에서는 충청권 의원들이 수도 이전 찬성을 외칠 수도 있겠다”며 “지금의 공청회는 이것도 저것도 아니며 국민적 갈등만 키우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공청회에서는 6명의 토론자 모두가 수도 이전 계획에 대해 조목조목 비판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산업도시라는 울산의 특성에 따라 경제적 시각에서 수도 이전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김성득 울산대 공대학장은 “국가 전체의 파이를 키우지 않고 있는 것을 갈라먹자는 식”이라며 수도 이전과 관련된 정부 정책을 겨냥했다.

허영도 울산대 교수는 “정부의 국가경쟁력 강화 논리는 국내 개념에 머물고 있다”며 “정부 전략에는 통합된 세계시장에서 한국이 1등 기업, 1등 상품을 배출하기 위한 고민이 빠져 있다”고 비판했다.

허 교수는 또 “여러 지역의 자생력을 길러 살 만한 지역이 많아졌을 때 보완적이고 차후적인 조치로 수도 이전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허의웅 울산상공회의소 상임위원은 “지금은 국가의 모든 역량을 경제회복에 집중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비(非)충청권에는 수도 이전의 파급 효과가 거의 없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강영훈 울산발전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수도 이전에 따른 국가 전체의 경제적 파급 효과 중 울산은 생산 1.9%, 고용 0.7% 등만 얻게 된다”고 분석했다.

권창기 울산발전연구원 도시계획연구실장은 “서울로 갈 때는 항공편을 이용할 수 있지만 충청권으로는 도로와 철도만 이용해야 한다”며 “수도 이전으로 울산은 수도권과의 접근성이 더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울산=이은우기자 lib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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