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정자에 걸려있는 편액 무분별 탁본으로 훼손

  • 입력 2004년 5월 18일 19시 01분


전남 담양지역의 대표적 문화재로 조선시대 가사문학의 산실인 면앙정(면仰亭), 식영정(息影亭) 등 정자에 걸려 있는 편액이 무분별한 탁본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18일 담양군과 주민들에 따르면 매년 수만 명의 관광객이 찾고 있는 면앙정(도 기념물 6호)과 식영정, 송강정(松江亭·도 기념물 1호), 독수정(獨水亭·도 기념물 61호) 등 정자의 편액이 제대로 읽을 수 없을 정도로 훼손됐다. 목판에 가사 등을 새긴 이 편액은 정자 서까래 아래에 걸려 있으며 대부분 200∼300여년된 문화재다.

봉산면 제월리에 있는 면앙정의 경우 조선 중기의 학자인 송 순(宋 純·1493∼1582) 선생이 지은 ‘면앙정삼십영’과 ‘면앙정가’ 등의 편액 활자가 심하게 손상됐다.

또 송강 정 철(松江 鄭 澈·1536∼1593) 선생이 세운 남면 지곡리 식영정이나 사미인곡을 지은 송강정(고서면 원강리) 편액도 탁본으로 중간 중간 글씨를 제대로 알아 볼 수 없을 정도다.

이 같은 탁본행위는 주로 서예 연구가나 학생들에 의해 이뤄지고 있으며 탁본이 잘 되도록 화학약품까지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담양군은 인력부족으로 편액관리를 소홀히 하고 있는데다 문화재 형상변경 절차가 까다롭다는 이유로 수십억원을 들여 건립한 가사문학관에 이 편액을 보관하지 않고 있다.담양군 관계자는 “정자 건물 보수 등에만 신경을 쓰다보니 편액 관리에 다소 문제가 있었다”면서 “조만간 편액에 대한 대대적인 실태조사를 펴 관리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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