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취 미군병사 도심 행패 말리던 시민 흉기로 찔러

  • 입력 2004년 5월 16일 18시 26분


주한미군 병사들이 서울 도심에서 만취해 난동을 부리다 이를 말리는 시민을 흉기로 찔렀다. 또 경기 의정부시에서는 미군의 폭행 및 절도 사건이 잇따랐다.

주한미군 17항공단 소속 C일병(21) 등 미군 병사 5명과 카투사 1명은 15일 오전 2시경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 연세대 앞에서 신촌로터리 방향 도로를 막고 소리를 지르며 택시 위에 올라가 사진을 찍는 등 10여분 동안 난동을 부렸다.

이들의 난동을 말리던 노점상 등 시민들과 말다툼을 벌이던 C일병은 군용 대검을 꺼내 시민들을 위협하다 회사원 박모씨(27)의 목을 찔렀다.

C일병은 대검을 휘두르며 동료들과 함께 달아나다 시민들에게 붙잡혀 경찰에 넘겨졌으며 이 과정에서 C일병 일행은 분노한 시민들에게 두들겨 맞기도 했다. 박씨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받았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대문경찰서는 C일병 일행을 조사한 뒤 미8군 헌병대에 인계했으며 20일 C일병을 다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C일병은 경찰에서 “사건 당시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있었을 뿐 누구를 찌른 기억은 없다”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오전 3시반경 의정부시 의정부동 모 노래방에서 미 2사단 소속 L일병(20)이 박모씨(20·여) 등 손님 2명이 카운터에 맡겨 놓은 손가방을 들고 달아났다.

L일병은 뒤쫓아온 박씨 일행 5명에게 붙잡혀 경찰에 넘겨졌다.

이에 앞서 15일 오후 11시반에는 의정부시 가능동 시민회관 앞에서 미 2사단 소속 L상병(24)과 C상병(24) 등 2명이 택시운전사와 시민을 폭행해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에 따르면 미군들은 동두천시 캠프 케이시 앞에서 택시를 타 3만6000원에 의정부까지 가기로 하고 도착해서는 돈을 내지 않고 달아나다 뒤쫓아온 택시운전사 서모씨(45)를 주먹으로 때렸다는 것.

이들은 휴대전화로 경찰에 신고하려던 한모씨(43)도 폭행했다.

길진균기자 leon@donga.com

의정부=이동영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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