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서울도심 교통전쟁… 신호 한번 받는데 10분

  • 입력 2004년 5월 4일 18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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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도심은 지금 ‘교통전쟁’ 중이다.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이 개방된 뒤 시청 일대 일부 지역과 중앙버스전용차로제를 실시 중인 삼일로, 청계천 복원공사 구간에서 극심한 교통체증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1일부터 중앙버스전용차로제가 시행된 삼일로는 서울시의 사전 홍보 미흡으로 전용차로에서 버스와 승용차가 뒤엉켜 한때 상당한 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삼일로=3일 오후 5시50분 서울 중구 퇴계로2가 사거리. 교차로에 버스와 승용차가 엉켜 서 있는 가운데 일부 버스는 아예 중앙선을 넘어 운행하고 있었다. 중앙버스전용차로제 시행으로 삼일로의 일반 차로가 편도 2차로로 줄어들면서 병목현상이 발생했기 때문.

충무로역∼퇴계로2가 구간도 삼일로로 들어가는 우회전 신호를 받는 데 10분이 걸릴 정도로 정체가 극심했다.

남산 1호터널을 나와 퇴계로 방향으로 향하는 좌회전 신호가 없어지고 대신 영락병원 골목으로 P턴을 하게 한 것도 일반차로의 정체를 가중시켰다.


1일부터 중앙버스전용차로제가 실시되고 있는 서울 삼일로의 3일 오후 7시경 모습. 버스와 승용차가 뒤엉켜 혼잡을 빚고 있다. -변영욱기자

을지로와 종로2가 부근에서는 버스전용차로에 버스보다 승용차가 더 많았다. 을지로와 광화문 방면으로 좌회전하려는 승용차들이 2차로에서도 좌회전이 가능한데 이를 잘 몰라 1차로인 중앙차로에 들어와 있었기 때문이다.

이정환씨(53·서울 서대문구 홍제동)는 “고작 1km 남짓한 구간에 왜 버스전용차로를 실시하는지 모르겠다”며 “설익은 전용차로 실시로 승용차는 물론이고 버스도 속도가 더 느려졌다”고 말했다.

삼일로의 횡단보도를 건너 도로 가운데 있는 버스정류장에 가야하는 보행자들의 불만도 컸다.

분당행 버스를 기다리던 장혜조씨(26·여·회사원)는 “새 버스정류장에 노선표가 없고 시내버스와 광역버스 타는 곳이 구분이 돼 있지도 않아 버스가 올 때마다 이리저리 뛰어야 한다”고 불평했다.

▽시청 주변=4일 오전 8시반. 북창동길은 을지로와 소공로 방면으로 빠져나가려는 승용차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안정민씨(33·서울 송파구 마천동)는 “출근시간에 남산 3호터널에서 소공로까지 800m를 통과하는 데만 40분이나 소요됐다”며 “서울광장 조성 때문에 2배 가까이 시간이 더 걸린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무교동길에서는 3차로인 시청뒷길로 좌회전하려는 차량들이 뒤엉켰다. 대형 버스가 좌회전할 때는 다른 차량은 진입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무교동 교차로 서쪽 횡단보도의 경우 보행시간은 20초인 반면 대기시간은 3분이나 됐다. 이 때문에 일부 시민은 적색신호임에도 불구하고 차로를 그냥 건너기도 했다.

서울시 마국준 도심교통개선반장은 “시청 부근은 대체로 원활한 교통흐름을 보이지만 일부 구간에서 정체가 나타나고 있다”며 “신호체계를 보완해 운전자의 불편을 최소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황태훈기자 beetlez@donga.com

장강명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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