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빨치산’ 정순덕할머니 별세…북송 꿈 못이뤄

  • 입력 2004년 4월 2일 18시 24분


‘마지막 빨치산’으로 1963년 체포된 비전향장기수 정순덕 할머니가 1일 오후 7시15분 인천 길병원에서 심장마비로 별세했다. 향년 71세.

정씨는 지난달 16일 의식을 잃고 쓰러진 뒤 골수기능 마비로 사경을 헤매왔다.

1933년 경남 산청에서 태어난 정씨는 50년 1월 결혼했고, 6·25전쟁 당시 빨치산으로 활동하던 남편을 찾아 지리산에 입산해 빨치산 유격부대에 합류했다.

입산 당시 18세였던 새색시는 12년 동안 빨치산으로 활동하다 63년 지리산 내원골에서 체포돼 ‘마지막 빨치산’으로 기록됐다.

체포 과정에서 정씨는 대퇴부에 총을 맞아 한쪽 다리를 절단해야 했고, 이후 대구교도소 등에서 23년 동안 복역하다 1985년 8월 가석방 출소했다.

출소 후 정씨는 공장을 전전하다 1995년 8월 비전향장기수 공동체인 서울 봉천동 ‘만남의 집’에 정착했지만 1999년 뇌출혈로 쓰러졌다.

정씨는 2000년 8월 북송(北送) 비전향장기수 명단에서 제외되자 같은 해 9월 정부에 송환을 요구했지만 1965년 교도소 수감 시절 전향서를 썼다는 이유로 송환을 거절당했다.

정씨의 빈소는 서울 보라매병원이며 발인은 3일 오전 6시. 경기 벽제화장장에서 화장된 뒤 유해는 경기 파주시 보광사에 안치된다. 02-835-1899

조이영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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