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日軍 진지동굴에 평화박물관 북제주서 29일 개관

  • 입력 2004년 2월 27일 20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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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강점기 제주지역 일본군 진지동굴의 원형과 군수물품을 보여주는 박물관이 문을 연다.

㈜가마오름(대표 이영근·李英根·51)은 북제주군 한경면 청수리 지역 기생화산인 ‘가마오름’(해발 140m)에 만들어진 일본군 진지동굴과 인근 부지 1만2000여평에 ‘평화박물관’을 조성해 29일 개관한다. 이 박물관에는 일본군이 사용했던 군수품과 진지동굴 구축에 쓰인 장비 등을 보여주는 전시실을 비롯해 제주지역 징용 노무자의 증언을 생생하게 들려주는 영상실이 마련됐다.

군수품으로는 일본군이 사용한 망원경 전화기 장검 수통 철모 각반 포탄 등과 진지동굴 구축에 쓰인 곡괭이 톱 측량기 등 모두 200여점이 전시된다.

진지동굴은 일본군 사령부가 작전회의와 숙소로 사용했던 곳으로 전장 2km가운데 1km가 관람코스로 개방된다. 이 대표는 10년 동안 전국을 돌아다니며 개인이 소장한 군수품을 모집했다. 군수품 가운데 일부는 가마오름 진지동굴에서 1942∼1945년 징용생활을 한 이 대표의 아버지(83)가 갖고 있던 것도 있다.

이 대표는 전시물품 외에도 1940년대 근로정신대 모집계획, 창씨개명 방법 등 내용을 담은 조선총독부 문서를 비롯해 화보집 등 300여점의 귀중한 문서를 따로 소장하고 있다.

1945년 해방직전 제주지역에는 미국과의 최후 결전을 위해 관동군 등 6만여명의 일본군이 주둔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지금까지 113개 일본군 진지동굴이 확인됐다.

제주=임재영기자 jy78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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