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전두환 나무' 논란…5·18단체 일부 "소각 불사"

  • 입력 2004년 2월 27일 20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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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입주를 앞둔 광주 서구 치평동 상무신도심의 광주시 신청사에 뜰에 심어진 ‘전두환 동백나무’(본보 2003년 11월 15일자 A27면 참조)가 5·18 단체의 ‘이전요구’에도 불구하고 방치돼 논란이 일고 있다.

27일 5·18기념재단에 따르면 전두환(全斗煥)씨 등 1980년 5·18광주민주화운동 진압 당사자들이 기념 식수한 동백나무 등이 현 청사에서 이식된 사실이 알려진 이후 제거를 요구했으나 아무런 대책이 없다는 것.

문제의 동백나무는 전 씨가 1987년 2월 4일 대통령 임기 말 동구 계림동 현 광주시청을 방문했을 때 심었던 것으로 높이가 3.5m에 이른다.

이 나무는 지난해 11월 신청사 북쪽 ‘시민휴게공원’ 내 타원형 동산에 역대 광주시장 등의 기념식수와 다른 나무들 틈에 심겨져 있다.

이 공원에는 5·18 당시 국방장관으로 광주진압을 주도한 혐의로 전씨와 함께 기소됐던 주영복(周永福)씨가 1984년12월 내무부장관 자격으로 광주시청을 방문해 심은 은목서(높이 2.5m)도 눈에 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진 직후 5·18 관련단체 등은 “5·18 명예회복에 앞장서야 할 시청이 가해자들의 기념식수를 그대로 두는 것은 매우 부적절한 것”이라며 이들 기념식수를 제거할 것을 요구했다. 일부 인사들은 “그대로 방치하면 나무에 불을 지르겠다”고 밝히고 있다.

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이들 나무를 다시 옮기면 생육에 지장을 받게 돼 별다른 계획을 세우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김권기자 goqu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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