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화호 관광레저단지 개발]어떻게 조성하나

  • 입력 2003년 12월 12일 18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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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 방향에 관심이 모아졌던 경기 시화호 간석지 3377만평의 개발 밑그림이 드러났다. 북쪽 간석지는 정부가 이미 추진해 온 첨단산업단지로 개발되는 방향으로 굳어졌고 남쪽 간석지는 복합해양관광레저도시로 조성된다.

특히 남쪽 간석지에는 수상레저와 자연생태, 천연기념물 등 자연친화적인 레포츠시설이 주를 이룰 것으로 예상돼 계획대로라면 세계적인 관광명소가 될 전망이다.

하지만 환경보전 요구 앞에 대형 국책사업이 잇따라 무산되거나 제동이 걸리고 있는 최근 상황을 고려할 때 사업 추진이 순탄할지는 불투명하다.

▽시화호 간석지 개발 왜 하나=시화호는 안산 앞바다의 바닷물을 막아 생기는 토지를 농지로 활용하면서 물을 담수화(淡水化)해 농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계획됐다. 이를 위해 1994년 1월 방조제가 건설됐다. 하지만 수질이 급속히 나빠지기 시작하자 정부는 2001년 2월 담수화 계획을 포기했다. 조력발전소를 세우는 것도 수질 때문에 어차피 바닷물을 유통시켜야 한다면 전기라도 일으키자는 것.

한편 방조제를 세우면서 확보된 3377만평의 간석지를 방치할 수 없다는 요구가 잇따랐다. 여기에 시화호 주변에 있는 지방자치단체들이 제각기 개발계획을 수립하면서 난개발 우려가 커지자 중앙정부 차원에서 종합정리할 필요성이 대두됐다.

▽어떻게 개발되나=남쪽 간석지(3050만평)와 북쪽 간석지(327만평), 방조제 주변지역 등 3개 권역으로 나뉘어 개발된다. 북쪽은 이미 정부가 개발을 상당 부분 진행한 멀티테크노밸리와 안산테크노파크 등과 같은 첨단산업단지로 조성된다. 시화산업단지와 붙어 있다는 입지적 여건을 고려한 조치다.

남쪽은 다시 농업용지와 도시용지로 분리된다. 1720만평 규모의 도시용지는 자연환경 및 개펄 보전을 위해 당초 계획보다 120만평이 줄어들었다. 대신 해양리조트콤플렉스, 골프장 등이 들어서는 관광레저용지(440만평)와 공룡화석 출토지 중심의 생태문화체험파크(450만평)가 핵심시설로 면적이 도시용지의 절반을 넘게 차지한다.

국토연구원은 이 같은 사업의 기반시설 조성에 모두 2조5000억∼3조원 정도의 사업비가 필요할 것으로 추정했다.

▽사업 일정〓사업별 추진 부서는 다르다. 도시용지 및 시화멀티테크노밸리는 건설교통부, 농업용지는 농림부, 조력발전소 및 항만은 해양수산부, 테크노파크와 항공테마파크 해양생태공원 자동차관련기술연구단지는 화성시로 각각 나뉘어 있다.

이들을 포함한 13개 기관으로 구성된 ‘시화지구 정책협의회’는 이달 중 모임을 갖고 정부 방침을 최종 결정한다. 이후 해당 기관별로 일정과 계획을 세우고 추진해 나가게 된다.

▽문제점〓가장 큰 걸림돌은 환경단체의 반발이다. 시화호는 1994년 방조제를 건설한 뒤 수질이 악화돼 정부가 2001년 2월 담수화 계획을 완전 포기했을 정도다. 그런데 정부가 시화호 주변에 대규모 레저단지 등을 조성할 경우 수질 시비가 재현될 수 있다.

국토연구원은 이에 대해 다양한 수질보전 대책을 세웠다고 설명했다. 조력발전소를 건설하면 시화호 수량의 4분의 1이 매일 새 바닷물로 바뀐다. 또 도시용지 등에서 배출되는 오수를 하수처리장에서 생물학적산소요구량(BOD) 10ppm 이하로 처리한 뒤 바다로 흘려보내면 수질문제는 해결된다는 것.

다른 수도권에서 시화호 남쪽 간석지를 연결할 도로 등 교통망을 추가로 건설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환경 파괴에 대한 논란도 해결 과제다.


시화호 남측 간석지 개발구상안 주요내용
구분주요내용면적(만평)시행시기
주거단지·순수주거용지-용적률 140∼150%1002004∼
2012년
·상업용지10
·공원 녹지60
·도로 및 공공시설80
관광레저·마린리조트콤플렉스100
·종합스포츠레저타운25
·실버타운20
·골프장(8∼10개) 등 레저용지250
·자동차경기장45
산업연구·레저용품 연구 생산 판매 등을 위한 복합단지40
학술연구·추후 논의2702012∼
2020년
생태문화체험파크·공룡화석 출토지 등 천연기념물 보호구역450
보전용지·생태공원, 보전녹지, 수로270-
농업용지·친환경농업시험시범단지(50만평) 포함한 농업용지13302004년 이후
자료:국토연구원

황재성기자 jsonhng@donga.com

▼주민들 "환영" 시민단체 "시화호 또 죽이기" ▼

시화호 남쪽 간석지에 대한 정부의 개발계획이 12일 발표되자 남쪽 간석지 주변 화성시와 주민들은 개발에 따른 지역경제의 활성화 및 지가상승 등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시화호의 생태를 보전하면서 일부 친환경적인 개발을 주장하던 환경시민단체들은 되살아나는 시화호가 다시 죽게 됐다며 정부의 일방적인 발표에 반발하고 있다.

남측간석지의 직접적인 배후도시가 될 화성시 송산면 일대 주민은 일단 환영하면서도 정작 언제 개발이 이뤄질지 불투명하다며 정부 발표에 불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송산면 S부동산 이모씨(73)는 “여러 번 개발계획에 대한 발표가 있었으나 정작 개발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개발만 이뤄진다면 침체된 지역경제가 되살아 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효정 송산면 이장단 회장(46)은 “주민들은 수년째 개발을 요구해 왔으나 이런저런 이유로 개발이 늦춰진 게 사실”이라며 “조속히 개발이 이뤄져 주민들의 숙원이 해소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화성시 관계자는 “이미 수차례의 의견 조율을 통해 시의 요구가 어느 정도 반영됐다”며 “그러나 앞으로 주민의견을 종합 수렴해 세부 개발계획이 수립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시화호 지킴이 최종인씨(49)는 “남쪽 간석지는 1997년부터 갈대밭과 습지가 조성되고 고라니 산토끼 너구리 등 포유류가 서식하는 등 생태계가 되살아나고 있다”며 “전체 개발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번 발표는 시화호를 다시 죽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화성 시흥 안산시 등 시화호 주변지역의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시화호 그린프로젝트 추진위원회’는 “이번 계획안은 실패한 개발의 전형으로 시화호와 주변 유역을 다시 심각한 상황으로 내몰게 할 수도 있다”며 “개발한다면 시화호 해수변과 자연수로를 보전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화성=남경현기자 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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