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졸여성 고용률 OECD국 꼴찌

  • 입력 2003년 11월 6일 18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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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고학력 여성의 고용비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6일 한국노동연구원에 따르면 2000년 말 현재 한국의 25∼54세 대졸 이상 여성의 고용비율은 55%로 멕시코와 터키를 제외한 OECD 28개국 가운데 최하위를 기록했다. 28개국 평균은 82.1%.

고용비율은 생산가능인구 중 취업자의 비중을 백분율로 나타낸 것이다.

한국의 경우 한창 일할 나이인 25∼54세의 대졸 여성 100명 가운데 실업자 또는 아예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사람이 45명인 반면 OECD 국가 평균은 18명에 불과하다는 뜻.

한국 외에 25∼54세 고학력 여성의 고용비율이 낮은 나라는 일본(62.7%) 스페인(74.0%) 등이었다. 반면 아이슬란드(95.2%) 포르투갈(93.0%) 폴란드(92.0%) 등은 고학력 여성의 취업이 매우 활발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 고학력 여성의 고용비율이 이처럼 낮은 것은 가사와 자녀양육을 여성이 떠맡는 풍토가 일반적인데다 보육시설이 크게 부족해 여성이 마음 놓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이 제대로 갖춰지지 못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학력과 무관한 25∼54세 모든 여성의 고용비율은 한국의 경우 56.3%로 대졸 이상만을 대상으로 했을 때와 큰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OECD 국가 평균은 69%로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노동연구원 황수경 연구위원은 “열악한 취업환경 탓에 우리나라의 고학력 여성들이 배운 만큼 일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라며 “이들이 활발하게 경제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보육시설을 확충하고 재택 근무제 등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경준기자 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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