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까운 것은 서울과 남원에서 수능시험을 제대로 치르지 못했다고 생각한 여고생 2명이 꽃다운 삶을 포기한 사실이다. 짧게는 1년, 길게는 12년에 걸쳐 수능을 준비해 온 수험생들에게 단 한 번의 시험으로 성패를 결정짓는 것은 너무 가혹한 현실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자살은 자기 존재에 대한 부인이자 돌이킬 수 없는 불효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한 수험생과 그 가족에게 이 시점에서 우리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수능은 대학 진학에 이르는 과정일 뿐 결코 인생의 최종 목표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노력한 만큼 반드시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수능 성적표가 곧 인생 성적표일 수도 없다. 몇 차례 고배를 마신 끝에 대학에 들어가 성공한 사람이 얼마든지 있고, 중고교만 졸업해서도 자기 분야에서 일가(一家)를 이룬 사람들 또한 적지 않다. 대학에 진학하지 못한 평범한 두 시골 젊은이가 남다른 노력과 자기 계발로 연거푸 대한민국 대통령이 된 사실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런 점에서 이제 학생과 학부모 모두가 수능 결과를 담담하게 받아들이면서 객관적인 자기 평가로 새로운 인생과 미래를 설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수능이라는 단기 경주가 아니라 인생이라는 장기 레이스에서 승리하는 삶이 그 최종 목표인 것은 말할 것도 없다.
가정과 학교는 민감한 시기에 수험생들에게 상처를 주는 일이 없도록 따뜻한 대화와 배려를 아끼지 않아야 한다. 탈 없는 아흔아홉 마리 양보다 길 잃은 한 마리 양에게 더 관심을 쏟는 것이 참된 가정이자 학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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