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널리즘]EBS “사회이슈 참여”표방 논란

  • 입력 2003년 10월 16일 19시 26분


코멘트
사회 내 분열과 대립을 조명해 사회 통합을 도모한다는 기획 취지를 가진 EBS 다큐멘터리 ‘똘레랑스’. -사진제공 EBS
사회 내 분열과 대립을 조명해 사회 통합을 도모한다는 기획 취지를 가진 EBS 다큐멘터리 ‘똘레랑스’. -사진제공 EBS
교육전문 공영방송 EBS의 행보에 최근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BS는 7월 고석만 사장 취임 이후 처음 단행한 가을 프로그램 개편에서 ‘사회적 소수에 대한 관심을 통해 사회통합을 도모한다’는 기치를 내걸고 ‘사회적 이슈’에 대한 관심의 폭을 늘리고 있다.

이에 따라 EBS는 장애인이나 여성 등 사회적 소수를 다룬 다큐멘터리와 토론, 토크 프로그램들을 잇달아 신설했다.

홍세화 한겨레신문 기획위원의 진행으로 지난달 30일 첫 방송된 다큐멘터리 ‘똘레랑스-차이 혹은 다름’(화요일 오후 10시50분)은 그런 EBS의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 프로그램은 14일 방송에서 최근 해외민주인사 귀국을 둘러싸고 첨예한 의견 대립을 보이고 있는 민주참여네티즌 연대(반대 입장)와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찬성 입장)의 모습을 대비시켰다.

최근 신설한 ‘미디어 바로보기’가 송두율씨 관련 동아, 조선일보의 기사를 ‘색깔론을 유포하는 마녀사냥식 보도’라고 비난해 편파 시비를 불러일으킨 것도 ‘사회적 이슈에 대한 참여’ 방침과 무관하지 않다.

그러나 교육 관련 프로그램과 다큐멘터리 등에서 장점을 보여온 EBS가 왜 구태여 KBS나 MBC가 하고 있는, 정치적 논란이 일고 있는 미디어비평 프로그램을 따라 하려고 하는지 모르겠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EBS 내부에서는 EBS 본연의 자세가 무엇인지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는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고 사장은 15일 간부회의에서 “EBS는 모든 프로그램에서 ‘EBS적’이어야 하며 당초 편성이나 기획취지에 모두 동의했더라도 부분적 의제가 오해를 불러일으킬 만한 점은 없는지 되돌아보아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EBS의 한 간부도 “만약 EBS가 교육전문 공영방송의 특화된 입지를 벗어난다면 사실상 뭘 얻을 수 있겠느냐”며 “이번 논란을 계기로 ‘EBS적’이란 정체성을 다시 한번 점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재기자 sjd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