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쟁점/월미도 가스충전소 설치

  • 입력 2003년 8월 6일 23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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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가 시내버스를 모두 천연가스버스로 교체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중구 월미도에 가스충전소를 설치하려 하자 인근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관광특구로 지정된 월미도에 가스충전소가 들어서면 지역 개발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란 게 주민들의 우려다.

그러나 시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공사가 진행 중이고 현재의 부지 외에 여유 공간이 없는 만큼 이전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가스충전소 설치 계획=인천시는 대기환경 개선을 위해 경유를 사용하는 시내버스 1569대를 2008년까지 천연가스버스로 바꾸기로 했다. 이를 위해 2010년까지 천연가스 충전시설 13곳을 설치하는 등 모두 16곳에 충전시설을 설치할 예정이다.

시는 우선 중구 북성동 1가에 있는 395평의 부지에 천연가스버스 충전소 및 도시가스 정압시설을 설치하기로 하고 지난달 15일 공사를 시작했다. 30일까지 공사를 마무리해 월미도를 경유하는 하루 140여대의 천연가스버스에 연료를 공급할 계획이다.

▽주민 반발=공사가 진행되자 월미도 일대 주민과 상인들이 충전소 이전을 요구하며 반발하는 바람에 공사가 중단됐다.

주민과 상인들에 따르면 중구가 지난해 간담회 등을 열어 주민의 동의를 얻은 뒤에 충전소 설치를 허가하기로 약속해 놓고 이를 지키지 않았다는 것이다.

특히 월미산(58만1000m²)이 2008년까지 자연생태와 역사 유적을 지닌 공원으로 조성되는 마당에 위험시설인 가스충전소를 설치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주민들은 또 충전소 진입로(왕복 4차로)가 좁아 평소 교통체증이 심한 지역인데 이 곳에 충전소가 들어서면 교통대란이 우려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240여명의 월미상가번영회 소속 상인과 주민들은 7월 29일부터 8월 1일까지 가스충전소 공사장과 중구청 등에서 이전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전망=시는 충전소 설치에 앞서 주민 의견을 수렴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적법한 절차에 따라 공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이전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또 현재의 부지 외에 여유 공간이 없고 이미 공사가 상당 부분 진척돼 주민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공사를 계속할 계획이다.

그러나 주민과 상인들은 시에 민원을 내고 항의 집회를 여는 등 맞대응하기로 했다. 또 인천지역 32개 환경시민단체들로 구성된 ‘월미산 난개발 저지를 위한 시민대책위원회’ 등 시민단체들과 연대해 이전을 요구할 방침이어서 마찰이 예상된다.

시 관계자는 “안전사고가 없도록 가스충전소에 대한 안전대책을 이미 만들었다”며 “건물도 전통양식으로 짓는 등 공원과 어울리는 시설로 건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황금천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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