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경부고속철 명칭 '천안아산역' 결정

  • 입력 2003년 8월 6일 18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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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 땅이 천안아산역이면 독도는 일본한국 땅이냐.’

‘결정된 역사 명칭(천안아산역) 조속히 시행하라.’

이웃사촌인 충남 천안과 아산이 경부고속철도 역사명칭을 놓고 수년 째 치열한 싸움을 벌이고 있다. 특히 정부가 이달 중으로 명칭을 확정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들 자치단체들의 다툼은 더욱 첨예해지고 있다.

▽공포 앞둔 명칭은 ‘천안아산역’=건설교통부는 1990년 경부고속철도 기본계획을 세우면서 첫 기착지(4-1 공구·아산시 배방면 장재리)의 역사 명칭을 ‘천안역’으로 붙였다.

그러나 아산시가 반발하자 ‘천산역’이라는 절충안까지 내놓았다 천안과 아산을 합친 ‘기형적’ 명칭이었다. 이를 두 자치단체가 모두 거부하자 4월 23일 경부고속철도 역사명칭 선정 자문위원회를 열어 ‘천안아산역’으로 정한 뒤 공포만 앞두고 있다.

충남도는 한 때 지명위원회를 열어 중재 차원에서 ‘장재역’이라는 안을 채택해 건교부에 제안했으나 지명도가 너무 떨어진다는 이유로 거절 당했다.

▽다급한 아산시, 느긋한 천안시=아산시는 천안아산역을 수용할 수 없다며 이 문제를 총리실 차원에서 조정을 해 줄 것을 행정자치부에 4일 요청했다.

또 ‘범시민 아산역 사수 투쟁위원회’는 7일 오후 6시 반 아산시청 앞 광장에서 시민 5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대규모 촛불시위를 갖기로 했다. 투쟁위 관계자는 “천안아산역으로 명칭이 결정될 경우 20만 아산시민의 큰 저항과 반발에 부닥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투쟁위는 이에 앞서 “건교부가 천안에 유리한 자료를 토대로 역사명칭을 결정했다”며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했다.

천안시는 “정부가 결정을 번복할 경우 신뢰를 잃을 것”이라며 현재의 명칭을 그대로 공포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천안과 아산에는 각자의 입장을 담은 각 사회단체 등 명의의 플래카드가 수천여개씩 나붙었다.

▽두 자치단체의 논리=아산시는 우선 아산 땅이기 때문에 당연히 ‘아산역’이 맞다는 입장. 또 역사가 아산신도시 내에 위치하기 때문에 천안아산역은 어색할 수 밖에 없다는 주장도 펴고있다.

기존 경부선철도에 천안역이 있기 때문에 줄여 부르다 보면 천안역이 되기 쉬운 천안아산역은 혼선을 부를 수 있다는 논리도 펴고있다.

천안시는 처음 천안역으로 결정된 데다 천안이 지명도가 높기 때문에 천안아산역이 당연하다고 공박한다. 역사가 들어선 장재리의 일부는 천안 땅이며 1913년까지는 행정구역상 천안이고 현재도 생활권은 천안이라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아산천안=지명훈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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