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예산 '의좋은 형제' 교과서 다시 싣는 운동

  • 입력 2003년 4월 15일 11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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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예산군이 이 고장에 살았던 '의좋은 형제'의 이야기를 다시 교과서에 싣는 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 이야기는 벼베기를 끝낸 어느 가을 밤 '아우가 신혼 살림이라 돈이 많이 필요할 거야' '형님은 식구도 많고 제사도 치러야 하니 어려울 거야'라며 형제가 서로 자신의 볏단을 몰래 가져다 주다 도중에 만나 얼싸안고 울었다는 내용.

전래동화 정도로 알려져 있지만 고려 말에서 조선 초까지 예산군 대흥면 동서리에 살았던 이성만(李成萬) 이순(李順) 형제의 실제 이야기라고 '동국여지승람'과 '세종실록' 등의 문헌은 전하고 있다.

예산군은 우리의 역사 문헌에 효(孝)에 대한 이야기는 많지만 우애의 사례는 거의 없는 점에 착안, 지난해 이들의 고향에 '의좋은 형제' 동상을 세운데 이어 관련 세미나를 열어 예산이 '우애의 고장'임을 알리고 있다.

예산군은 올해 말까지 용역을 거쳐 '의좋은 형제'의 이야기를 관광상품화 하는 한편 우애라는 덕목의 확산을 꾀한다는 계획까지 세워놓고 있다.

'의좋은 형제' 이야기는 1964년부터 매년 빠짐없이 초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실려오다 7차교육과정 개편으로 2000년부터 빠져 버렸다.

예산군은 이에 따라 이달 초 교육부와 충남교육청 등에 '의좋은 형제' 이야기가 다시 초등학교 국정교과서와 지역교과서에 실릴 수 있도록 해달라는 건의문을 보냈다. 예산군의회도 14일 같은 내용의 건의문을 채택했다.

예산군 관계자는 "지역을 찾는 많은 관광객들이 '의좋은 형제'가 실존 인물이라는 이야기를 전해듣고 교과서에서 빠진 사실을 아쉬워 하고 더욱 널리 알려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고 말했다.

예산=지명훈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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