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인사이드/버스전용차로 불법주정차 단속 민간위탁이

  • 입력 2003년 3월 17일 21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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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전 8시반경 인천 부평구 부개동 동수교회에서 구산사거리 방향의 왕복 8차로.

K상가 앞 인도에 승용차 5대가 주차해 있고 이 곳에서 50m 떨어진 기계공구 상가 앞 인도에도 차량 4대가 서 있다.

출근하던 회사원 이은정씨(26)는 “버스전용차로 단속시간에 차들이 인도로 올라와 인도가 온통 주차장으로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 남구 주안2동 S의원에서 용일사거리 방향의 상가 앞 인도도 사정이 마찬가지. 버스전용차로 단속 시간대에 맞춰 차들이 인도로 올라왔다가 단속시간이 지나면 차도로 내려가는 등 단속을 맡은 용역업체와 숨바꼭질을 하고 있다.

이 곳을 담당하는 용역업체의 단속원은 “단속을 비웃듯 버스전용차로 주정차 단속이 시작되는 시간에 차들이 일제히 인도 위로 올라간다”고 밝혔다.

인천시가 버스전용차로의 교통 흐름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올 초부터 불법 주정차 단속업무를 민간에 위탁한 뒤 이처럼 단속을 피하기 위해 차들이 대거 인도 위로 올라가는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이런 현상은 민간 용역업체가 버스전용차로의 주정차는 단속할 수 있지만 인도 위에 세워진 불법 주정차 차량에 대해서는 단속할 수 있는 권한이 없기 때문에 생긴 것.

일부 구청은 용역업체에 버스전용차로의 주정차 단속업무를 맡긴 뒤 인력 부족을 이유로 인도 위의 주정차를 거의 단속하지 않고 있다.

인천시는 부평구 동소정사거리∼일신동 동양주유소 앞 1.51㎞와 도원역∼남인천우체국 앞 삼거리 4.83㎞ 등 19개 노선 50.8㎞ 구간에서 버스전용차로제를 실시하고 있다.

용역업체들은 버스전용차로 운영시간(평일 오전 7∼9시, 오후 5∼8시, 토요일 오전 7∼9시, 일요일 공휴일 제외)에 전용차로에 주정차 된 차량을 사진이나 비디오로 찍고 있다.

이처럼 기존 단속인력 270명(공무원 51명, 공익요원 219명) 외에 용역업체 단속요원(38명)까지 보강되면서 단속이 강화되자 차들이 인도 위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용역업체 단속요원은 한 명당 하루 25건(한 달 625건) 이상을 단속해야 기초단체와 맺은 용역비를 받을 수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인도 위의 차들로 인해 민원이 많이 생겨 시와 구, 민간용역업체가 합동으로 이에 대한 단속을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차준호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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