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거비 마련하려…가출 10대남녀 강도 살해

  • 입력 2003년 2월 9일 18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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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각각대학교수와 중소기업체 이사인 10대 남녀 청소년 2명이 택시강도 행각을 벌이면서 운전사를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9일 택시운전사 정모씨(59)를 폭행해 숨지게 하고 금품을 빼앗은 혐의(살인 등)로 김모군(17·전남 강진군)과 윤모양(17·광주 북구)을 붙잡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군 등은 8일 0시5분경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 한국외국어대 앞에서 정씨의 개인택시에 탄 뒤 인적이 드문 경기 남양주시 화도읍 인근으로 유인해 살해하고 현금 20만원을 훔쳐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지방대 교수의 딸인 윤양과 중소기업체 이사의 아들인 김군은 지난해 9월 만나 사귀다 부모가 동거를 허락하지 않자 가출, 지난해 12월 상경해 생활하다 돈이 떨어지자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각각 고교 1학년을 중퇴한 김군과 윤양은 레스토랑과 호프집 등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활비를 마련했으며 PC방 등에서 잠자리를 해결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이들은 8일 낮 12시경 빼앗은 택시를 타고 시내를 돌아다니다 경찰의 불심검문을 받자 용산 미군부대 안으로 도주하려다 미군에게 붙잡혀 경찰에 넘겨졌다.

허진석기자 james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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