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인사이드]업체들 '환경파수꾼' 나서

  • 입력 2002년 12월 16일 21시 50분


내년부터 인천지역 제조업체가 참여하는 ‘인천시 자율환경관리협의회’가 구성돼 스스로 환경오염 방지활동을 벌인다.

제조업체들은 인천의 대기질 오염 등 환경 문제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판단, 공해배출 업소에 대한 정기적인 감시활동을 통해 환경오염을 예방하기로 했다.

▽대기오염 실태〓인천의 공해배출 업소는 현재 10개 구군에 4482곳, 남동 서구 가좌 등 8개 공단에 1813곳 등 모두 6295곳에 달한다.

인천녹색연합에 따르면 환경부가 1∼8월 주요 도시의 대기질을 분석한 결과 남동공단이 위치한 남동구 논현동의 납(Pb) 오염도는 0.1246㎍/㎥로 울산 여천동(0.0856㎍/㎥)에 비해 45.5%나 높을 정도로 심각했다.

대기 중에 분진 형태로 존재하는 카드뮴(Cd)도 논현동은 0.0120㎍/㎥로 인천지역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울산 여천동(0.0020㎍/㎥)의 6배 수준으로 지난해 인천지역 평균오염도(0.0062㎍/㎥)의 2배 이상이다.

주민들의 악취 민원도 증가하고 있다. 1∼9월 경인지방환경청 ‘환경신문고’에 접수된 민원은 모두 15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6건)에 비해 2.5배로 늘었다. 민원은 조립업체와 금속업체가 몰려있는 서구 가좌공단(7건)과 남동구 남동공단(5건)에 관한 것이 많았다.

▽자율환경관리협의회〓남동공단 내 남동산업단지 환경오염방지협의회를 비롯해 주안 5, 6공단 환경자율관리협의회, 중구 및 서구 환경정화협의회 등 12개 지역별 협의회 소속 1933개 업체가 참여한다.

또 인천지검 환경담당 검사 2명과 대기, 수질, 폐기물학 등을 전공한 교수 등 10명 내외로 구성되는 자문위원회를 운영할 예정이다.

이들은 관할 구역 내 폐수 무단방류 및 악취 발생 사업장에 대한 지역별 순찰활동을 펼치고 환경오염 방지기술 세미나 등을 열어 정보를 제공할 계획.

인천시 김영윤 환경보전과장(57)은 “환경사범으로 단속되는 유형과 실태 등을 정기적으로 교육하고 감시활동을 공동으로 펼쳐 환경오염을 예방하겠다”고 말했다.

▽환경단체의 시각〓협의회의 활동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기존에 조직된 지역별 협의회가 통합된 것으로 별로 새로울 것이 없다는 반응이다.

10월부터 오염물질 배출업체에 대한 단속권이 경인지방환경청에서 인천시로 넘어갔지만 전문성이 부족하고 단속 인원이 적어 제대로 단속이 이루어질지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게다가 복합화력발전소의 연료가 10일부터 액화천연가스(LNG)에서 유류로 전환됨에 따라 대기오염이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며 시에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인천환경운동연합 이혜경(李惠敬·36·여) 사무국장은 “제조업체들의 자율적인 활동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므로 협의회에 환경단체도 포함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황금천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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