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29㎞마다 댐…댐…“북한강이 썩는다”

  • 입력 2002년 12월 4일 18시 15분


북한강 수계에 건설된 대형 댐들로 호수화가 장기화되면서 각종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수도권 상수원인 소양호와 의암호의 경우 이미 몇 년전부터 여름철에 자주 녹조가 발생하는 등 수질악화 현상을 나타나고 있어 개선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짧은 수계에 많은 댐이 건설된 곳은 유속(流速)이 크게 떨어져 호수 내 토사 유입량이 점차 늘어나고 있으며 이로 인해 호수마다 저수량이 감소하는 등 향후 용수확보도 차질이 예상되고 있다.

특히 북한의 금강산댐 건설로 상류의 유입량이 줄어들자 발전에 필요한 저수량을 확보하기 위해 일부 댐들이 저수기간을 늘일 계획이어서 댐 호수의 호수화는 점차 가속화 할 전망이다.

△댐 토사유입 실태〓국내 최대의 사력댐으로 지난 73년도에 건설된 소양호 상류지역의 경우 그동안 장마 때 떠 내려온 토사와 각종 부산물이 5∼40㎝ 가량 쌓여 썩어가는 것으로 최근 한 대학 조사팀에 의해 밝혀졌다.

또 춘천호 상류지역인 춘천시 사북면 지촌리 심포천과 사북면 고성리 고탄천, 의암호 상류인 춘천시 공지천과 서면 덕두원리 덕두천 유입지점 등은 이미 상당한 토사가 유입돼 호수 내에 쌓여가고 있다.

화천호의 양구군 방산면 수입천, 청평호의 홍천강 유입 지점인 춘천시 남산면 가정리 일대 등 각 댐 호수의 지류가 유입 되는 곳마다 장마때 떠 내려온 토사가 호수변 일대에 쌓여가고 있다.

△호수화〓북한강 상류 평화의 댐부터 하류 팔당댐에 이르는 수계거리는 146·9㎞. 이 수계에는 현재 평균 29㎞ 마다 댐이 건설돼 한 마디로 수계 전체가 토막난 호수나 다름없는 모습이다.

이들 댐들이 건설된 지는 30여년, 그런 가운데 최근 북한 금강산댐 건설로 상류의 유입량이 감소하며 각 댐들이 점차 물 가두기를 장기화 할 움직임이어서 호수화를 가속하고 있다.

의암호와 청평호는 마치 일반 저수지처럼 시꺼먼 진흙이 점차 두껍게 쌓여 가고 있다. 또 호수 주변 습지에 각종 수초들이 크게 늘어가는 등 하천으로서의 모습을 점차 잃어가고 있다.

△댐 현황〓북한강 수계에는 일제시대인 1944년 화천군 간동면 구만리에 화천댐 건설을 시작으로 65년 춘천시 신북읍 용산리에 춘천댐, 67년 12월 춘천시 신동면 의암리에 의암댐이 각각 건설됐다.

또 지난 73년 10월에는 수도권의 홍수조절 및 용수공급을 위해 총 저수량 29억t인 국내 최대의 사력댐인 소양강 다목적댐이 춘천시 신북면 천전리에 건설됐다.

하류 경기 가평군에 청평댐과 양평에 팔당댐이 건설됐고, 80년대도 화천군 화천읍 동막리에 평화의 댐, 최근에는 북한에 금강산댐이 건설돼 이 강 수계에는 무려 7개의 댐이 건설돼 있다.

춘천〓최창순기자 cs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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