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부소산성 사자루 현판 일제잔재 씻고 새단장

  • 입력 2002년 11월 24일 19시 32분


일제 잔재 논란을 빚어온 충남 부여의 부소산성 내 ‘사자루’(문화재자료 99호·사진) 현판이 교체됐다.

충남도는 구한말 의친왕(義親王·1877∼1955)이 직접 휘호한 사자루 현판에 일제의 잔재가 배어있다는 광복회대전충남지부측의 주장에 따라 충남도문화재위원회를 열어 최근 이를 교체했다고 24일 밝혔다.

광복회측은 ‘이강공(李堈公)’이라는 이 현판의 휘호자 서명은 의친왕의 이름(이강)에 ‘공(公)’자를 붙인 것으로 ‘공’은 일제의 직함인 데다 이미 왕으로 책봉된 마당에 오히려 지위를 비하한 것으로 적합하지 않다며 민원을 제기했다.

충남도는 이에 따라 한국서각협회에 의뢰해 현판의 나머지 부분은 그대로 두되 문제의 ‘公’자를 제거한 새 현판을 제작해 교체하는 한편 기존의 현판은 내년 완공되는 정림사지 5층석탑 전시관에 보존하기로 했다.

충남도 관계자는 “이강공이라는 휘호자 서명은 의친왕 자신이 직접 쓴 것이기는 하지만 당시는 일제의 강압적인 분위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었다고 보여 ‘공’자를 제거했다”고 말했다

부여〓지명훈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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