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에도 '주민증'…서울시 고유번호 부여 수령등 전산관리

  • 입력 2001년 10월 28일 18시 54분


일정 크기 이상인 서울시내 나무들에 ‘등록번호’가 부착되고 체계적인 전산 관리가 이뤄진다.

서울시는 시내 전역의 가로수와 보호수, 수령이 오래 된 나무, 직경 20㎝ 이상의 큰 나무 등을 일제 조사해 고유번호가 적힌 표찰을 붙이고 관련 자료를 전산 처리해 가지치기와 병충해 방제, 치료, 이식 등 나무 관리에 이용하기로 했다고 28일 밝혔다.

그동안 교육용, 관찰용, 홍보용 수목의 표찰은 있었지만 이같이 체계적인 관리를 위해 수십만 그루의 나무에 고유번호를 붙이는 것은 국내에서 이번이 처음이다.

올 9월 말 현재 서울시에 등록된 관리대상 나무는 가로수 24만7720그루, 큰 나무 11만8591그루 등 36만6644그루로 집계돼 있다.

시는 우선 성동구와 동작구에 있는 2만여그루에 대해 올해 말까지 표찰을 붙인 뒤 표찰 부착 작업을 내년에 모든 자치구로 확대키로 했다.

직경 35㎜, 두께 1㎜의 원형 스테인리스강으로 만들 이 표찰에는 나중에 해당 나무를 옮겨 심더라도 원래 ‘뿌리’가 어디인지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지역과 나무의 유형 등이 표시된다.

또 나무의 손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나이테의 성장이 가장 더딘 정북향으로 지면에서 5㎝ 높이 표면에 특수못으로 부착된다는 것.

서울시 관계자는 “나무는 심는 것보다 관리가 더 중요하다”며 “등록번호 부착 및 전산 등록을 통해 시내 대부분의 나무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경준기자>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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