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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10월 10일 18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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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한양대측에 따르면 한양대 총학생회는 9일 한총련 사무실 개소문제에 대한 논의를 무기한 유보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한총련은 이 사무실을 기반으로 ‘한총련 백서’를 발간하고 ‘통일 백일장’을 개최하는 등 이 단체의 합법화 작업을 이어나가려던 일정에 차질을 빚게 됐다.
한총련측은 지난달 2일 한양대 총학생회에 자신들의 사무실 개소를 제의했다. 총학생회측은 8일과 9일 이틀 동안 학생회 간부들로 구성된 중앙운영위원회를 열어 이 문제를 논의했다. 그러나 일부 단과대 학생회장들은 임기가 20여일밖에 남지 않은 현 총학생회가 한총련 사무실 개소를 무리하게 추진할 경우 다음달 차기 학생회 선거에도 투표율 저조 등 악영향이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양대는 한총련이 지난달 초 이 대학 총학사무실에 ‘한총련 이적규정 철회를 위한 특별위원회’를 설치하고 ‘통일 백일장’의 원고접수처도 총학사무실로 정하자 한총련을 받아들이려는 총학측과 이를 거부하는 학생들 사이에 갈등을 빚어왔다.
그 사이 학교 홈페이지에는 사무실 개소를 반대하는 온라인 서명운동이 벌어졌으며 최근엔 현 총학생회의 정당성을 부인하고 새로운 총학생회를 만들자는 움직임까지 일고 있다.
4일 인터넷에 임시총학 홈페이지를 개설한 신진수(申眞秀·26·법학과 4학년)씨는 “한총련이 들어올 경우 면학분위기가 크게 훼손되고 학생들간의 대립도 더욱 커질 것”이라며 “전체 학생들의 의견을 제대로 수렴하지 않는 현 총학의 태도에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한총련 사무실은 97년까지 한양대에 있었으나 같은 해 6월 경찰 프락치로 오인된 근로자 이석(李石·당시 23세)씨가 학생들에게 맞아 숨지는 사건이 발생해 경찰에 의해 강제 폐쇄된 후 여러 대학을 전전하며 운영돼 왔다.
<최호원기자>besti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