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兄弟와 땅’…안장관 가족 부동산 투기 의혹

  • 입력 2001년 9월 26일 18시 40분


안정남(安正男) 건설교통부 장관이 소유한 ‘강남 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24평인 이 땅은 시세가 17억원에 이르는 노른자위 땅. 매입한 지 8년만에 값이 3배로 뛰었다. 땅값이 뛸 즈음 둘째동생인 안승남씨가 인접한 땅을 또 사들인 것으로 드러나 ‘동반 투기’ 의혹마저 제기되고 있다.

▽안 장관의 땅 매입〓안 장관은 국세청 부가가치세 과장이던 89년 서울 강남구 대치동 949의7 412㎡(124.6평)를 6억2500만원에 사들였다. 안 장관은 6억여원을 “재형저축을 통해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 땅은 휘문고교 옆 4차로 도로를 끼고 있어 빌딩을 세우기에는 적지로 꼽히고 있다. 매입 후 땅값은 크게 올라 97년 20억원까지 치솟았으나 현재 시세는 17억∼18억원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시지가는 14억7908만원이다.

▽동생과 주변 인물〓본사 취재 결과 땅값이 오름세를 타던 92년 주류 도매 관련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둘째동생 승남씨가 안 장관 소유의 땅과 인접한 949의6 218㎡를 J씨와 공동매입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땅의 공시지가는 현재 5억2300만원이며 시세는 7억원에 육박한다. 이 땅의 매입 가격은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시세 흐름을 고려할 때 땅값이 그 동안 2∼3배 뛰었을 것으로 분석된다.

안 장관과 승남씨 소유의 땅은 건물을 지은 적이 없으며 현재 셋째동생 덕남씨가 ‘대치주차장’으로 운영하고 있다. 부동산업계는 주차장 운영 수입을 월 800만∼1000만원으로 보고 있다. 특히 땅 모양이 반듯하고 도로를 끼고 있어 5∼6층짜리 근린 빌딩을 세울 경우 월 3000만원선의 임대료 수익까지 예상된다는 것. 한편 P씨(48·서울 송파구)가 안 장관과 똑같은 시점에 바로 옆 땅 66평을 샀고 주차장을 할 때 자신의 땅을 빌려준 것으로 나타나 두사람의 관계도 관심을 끌고 있다.

이 땅은 82년 구획정리사업이 끝나 안 장관이 매입할 때는 이미 가격이 상당히 올라 있었다고 부동산업계는 말하고 있다. 따라서 안 장관이 6억여원의 거액을 들여 땅을 산 것은 발전 가능성을 내다보았기 때문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은우기자>lib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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