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안전 지킴이]교통정보연구소 이상두 소장

  • 입력 2001년 8월 30일 19시 08분


“제 인생을 정리한다는 의미로 조금씩 모았던 자료들인데 경찰의 교통사고 조사나 일반인들의 안전 운행에 도움이 된다니 기쁘기만 합니다.”

서울 강동구 성내동에 위치한 교통정보연구소의 이상두(李相斗·55·사진)소장은 16년간 교통사고 조사 경찰관으로 근무하면서 자신이 모은 교통사고 ‘사건파일’ 4000여건을 바라보며 뿌듯해 했다.

70년 경찰 생활을 시작한 이씨가 교통사고 조사 업무와 인연을 맺은 것은 서울 강남경찰서 교통사고조사반 반장으로 임명된 83년부터. 이후 99년 경찰청 교통안전과 교통사고 이의조사 담당자로 퇴직할 때까지 그의 손을 거쳐간 사고만 20만여건이나 됐다.

가해자와 피해자의 고통과 아픔 등을 보고 느끼면서 그는 누구보다 더 열정적인 교통안전 전문가가 됐다.

“교통사고는 뚜렷한 범행 의도가 있다기보다 실수나 잘못된 습관으로 일어난 경우가 많아요. 자신이 운전을 하며 저지른 순간적인 실수나 나쁜 습관이 어떤 법규에 저촉되고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알면 교통사고가 크게 줄어들 것입니다.”

그는 교통사고에 대한 지식을 보급하는 것이 사고를 줄이는 첫 걸음이라고 생각하고 퇴직 후 ‘사고조사기법’과 ‘교통사고 조사 처리요령’ ‘교통사고 총판례집’ 등 5권의 책을 펴냈다. 이들 책자는 교통사고 조사 경찰관들에겐 ‘교과서’로, 일반인들에게 ‘안전운행 지침서’로 호응을 얻고 있다.그는 이들 책자 외에도 지난해 3월 4000여건의 교통사고를 유형별로 정리한 인터넷 사이트(www.sagoQ.co.kr)를 개설해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상담까지 해주고 있다.

이씨는 “운전만 할 줄 아는 운전자는 ‘반쪽 운전자’”라며 “아는 만큼 자신과 가족, 그리고 다른 운전자의 생명이 보호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호원기자>bes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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