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년 해운항만청장이었던 강 사장은 건축 사무관이던 이씨의 성실함과 ‘실력’을 전해 들었으며 94년 강 사장이 신공항건설공단 이사장으로 부임하면서 두 사람은 가까워졌다.
기술 파트에 믿을 만한 사람이 필요했던 강 사장이 이씨를 영입한 것. 강 사장은 전주고 출신이고 이씨는 광주일고 출신.
이씨는 강 사장의 절대적인 신임 속에 핵심 요직인 개발사업단장직을 맡았다.
강 사장은 공항 개항 직전 시스템 오류가 발생했을 때도 책임자인 이 전 단장을 ‘무조건’ 감쌌을 정도였다.
그러나 공항 주변 유휴지 개발 민간사업자를 선정하면서 강 사장은 수익성을 강조했고 이 전 단장은 사업 수행능력을 중시해야 한다고 맞섰다.
휴대전화에서 이씨 번호 단축키를 44번에서 99번으로 바꿀 정도로 이씨를 아꼈다는 강 사장과 아버지처럼 믿었던 강 사장에게 배신당했다는 이씨.
두 사람의 관계는 이제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셈이다.
<송진흡기자>jinh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