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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7월 16일 00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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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수도권을 기습한 집중 폭우로 서울시내 한복판인 광화문, 시청, 서소문 일대가 물 바다가 됐다. 소형 상가는 물론 동아일보사 광화문 사옥인 동아미디어센터와 서소문 중앙일보 사옥, SK와 신세기빌딩, 세종문화회관 등 대형 건물이 침수되고 세종로 네거리 도로도 침하돼 많은 피해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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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시간에 비가 많이 내려 그렇다지만 국가 주요 기간시설이 밀집돼 있는 지역이 삽시간에 침수돼 주요 시설과 건물이 거의 하루동안 사용불능 상태에 빠진 것이다. 이번 수해로 동아일보사는 가판(5판)과 일부 지역 배달판을 제작하지 못했다.
▽피해 상황〓세종문화회관은 14일 밤 세종로 지하차도가 침수되면서 지하 2∼3층으로 빗물이 흘러 들어갔다. 다행히 전기실이나 기계실로는 물이 들어가지 않아 이날 오후 3시로 예정됐던 뮤지컬 ‘카르멘시타’와 오후 7시30분 ‘소년의 집 관현악 자선음악회’는 차질없이 진행됐다.
동아미디어센터 지하 4, 5층에도 이날 밤 빗물이 밀려 들어와 전기시설 등을 침수시켜 컴퓨터 제작시스템이 마비됐다. 15일 오후 9시30분경에야 비상 전기시설을 가동시켜 신문제작을 겨우 시작할 수 있었다. 또 엘리베이터와 냉방시스템이 가동되지 않아 직원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서린동 SK빌딩과 다동 예금보험공사 빌딩, 신세기 빌딩 등 대부분의 건물들도 비 피해를 당했고, 을지로 지하상가도 새벽에 물이 찼다가 15일 오전 긴급 복구됐다.
서소문동 쪽으로는 중앙일보 사옥이 침수 피해를 보았다. 수도권판 신문을 인쇄하는 자회사인 ㈜에이프린팅의 윤전시설이 있는 지하 3, 4층으로 물이 들어가 16일자 신문을 서울 외곽과 경기지역 다른 공장에서 제작하느라 큰 차질을 빚었다.
신문로에서 세종로 네거리로 진입하는 도로 1차로의 직경 5m 정도가 1m 깊이로 내려앉아 차량 통행이 부분 통제되기도 했다. 종로구청은 지난달 중순 도시가스관을 매립한 지점이 폭우로 내려앉은 것으로 보고 정밀조사에 들어갔다.
한편 CBS(기독교방송)는 이번 폭우로 경기 고양시 능곡송신소 일부 시설이 물에 잠겨 AM라디오(837㎑) 방송이 이날 오전 1시부터 4시간 동안 중단되는 사고를 겪었으며, 중앙일보 본사 지하 1층에 위치한 케이블TV Q채널도 침수로 인해 오전 5시부터 10시까지 방송을 내보내지 못했다.
▽원인〓15일 새벽에 서울지역에 내린 비는 시간당 강우량이 최고 127㎜나 됐다. 이는 청계천으로 연결된 하수관이 감당할 수 있는 강우량 설계 기준인 시간당 74㎜를 크게 초과한 폭우여서 하수를 저장하는 저수조가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해 하수가 역류할 수밖에 없었다고 서울시는 설명했다.
이로 인해 15일 오전 2∼3시경 광화문 일대는 빗물이 차도는 물론이고 인도 턱을 20∼30㎝나 차오를 만큼 넘쳐 마치 바다를 방불케 했다.
장석효(張錫孝) 서울시 건설국장은 “98년 수해때 시간당 강우량이 94㎜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비는 기상 관측 사상 유례가 없는 천재지변”이라고 말했다.
<송진흡·장기우기자>jinh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