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한창수의 수학아 놀자(1)

  • 입력 2001년 4월 29일 19시 21분


“수학이 왜 싫지?”

“어렵잖아요! 공부해도 성적도 안 오르고….”

다른 과목은 평균점 이상이지만 수학은 젬병인 중학 3년생 M군(16)은 이같이 말했다. 공부할수록 어렵다는 것.

“수학이 사는 데 도움이 되나요? 학교에서 가르치니까 할 수 없이 하지”라고 말하는 학생이 많다. 실제 복잡한 수식이 인생에 직접적인 도움이 된 사례를 찾기란 쉽지 않다. 수학에 관한 한 ‘배워서 남 준다’는 말이 그럴싸하다.

수학은 생각하는 힘과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키워준다. 수학은 경제다. 항상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문제 해결을 추구한다. 피카소의 그림은 도형을 이용한 입체성이 돋보인다. 예술가나 운동 선수도 수학을 알면 더 나은 작품을 만들고 경기를 할 수 있다. 또 수학은 여러 학문의 기초를 이루기 때문에 대학 입시에서 비중이 크다.

수학 만큼 ‘오해’가 많은 교과목도 드물 것이다. 많은 학생들이 “나는 수학에 소질이 없어”라고 말한다. 그러나 한 독일학자는 수학은 유전적 영향이 가장 없는 과목이라는 실험 결과를 발표했다. 자신의 신발장에 짝을 맞춰 신발을 넣을 수 있으면 수학의 기본 소질이 있다고 말한 수학자도 있다.

<쉬운것부터 확실하게 '푸는 기쁨' 먼저 맛보자>

수학이 싫은 진짜 원인은 무엇일까. ‘학교 점수가 나빠서’ ‘계산하기 싫어서’ 등은 핑계다. 이런 학생들은 ‘공부를 안한다→모른다→성적이 나쁘다→꾸중을 듣는다→공부하기 싫다’는 악순환에 빠져 있는 경우가 많다. 악순환은 선생님에게 꾸중을 들었다든지 특정한 문제를 모른다든지 해서 시작되기도 한다.

또 ‘문제만 많이 푸는’ 그릇된 공부법도 문제다. 가장 논리적인 수학을 가장 비논리적으로 접근하면 성공 확률은 낮아진다. 잘못된 공부법은 한 차례의 실수나 실패에 그치지 않고 수학을 기피하고 싫어하는 기피증을 낳는다.

설문조사에서 “수학이 언제 가장 재미있느냐”고 물었다. 대답은 ‘내가 푼 문제가 맞았을 때’ ‘점수가 좋을 때’였다. 문제가 풀리는 기쁨을 맛보면 누구나 열심히 공부하게 된다.

M군에게 쉽게 공부하자고 말했다. M군은 ‘다양하고 폭 넓게’ 몰랐다. 쉬운 것부터 확실히 이해할 때까지 질문과 대답을 주고받았다. 기초적인 문제라도 스스로 잘 풀 수 있을 때까지 연습하게 했다.

몇 개월 뒤 “얘가 요즘 집에서 수학 공부만 해요”라는 M군 부모의 전화를 받았다. 학업 성적도 크게 올랐다. M군은 수학에 흥미를 느껴 열심히 공부하고 그만큼 성적도 올라가는 ‘순순환 열차’를 타게 됐다.

(‘수학공부 절대로 많이 하지마라’ 저자)

www.ksmath.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