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호 신임 서울경찰청장도 대학학력 미스터리

  • 입력 2000년 12월 15일 05시 55분


신임 이팔호(李八浩)서울지방경찰청장의 인사기록 학력 부분에 서도 석연치 않은 점이 발견됐다.

본보 취재팀이 14일 이청장의 인사기록카드와 ‘졸업 대학’으로 기재된 옛 우석대의 학적부를 대조한 결과 이청장은 군복무 중 대학을 2학기 동안 다닌 것으로 돼 있고 학업과 병행이 불가능했을 것으로 보이는 순경 시절에도 2학기를 다닌 것으로 돼 있다.

이청장이 스스로 작성한 인사기록카드 학력란에는 66년 우석대 행정학과에 입학, 71년 2월에 졸업한 것으로 적혀 있다. 그런데 그는 65년 7월24일 미군 제4미사일부대에 입대, 대학 재학중인 68년 1월22일 병장으로 제대한 것으로 병역란에 기재돼 있다. 또 68∼70년에는 순경으로 201전경 기동대에서 경찰관 생활을 한 것으로 돼 있다.

취재팀이 확인한 학적기록에 따르면 이청장은 66년이 아니라 64년 대학에 입학해 66년 상반기까지 5학기(3학년 1학기)를 마치고 순경생활 중이던 69년 하반기에 3학년 2학기로 복학해 71년2월에 졸업한 것으로 돼 있다. 학적기록은 이청장이 작성한 인사기록카드와 졸업연도만 같을 뿐 입학연도와 재학기간이 다르다.

또 이청장의 학적 기록에는 졸업번호만 있을 뿐 학사수여번호와 입학번호가 없으며, 휴학란도 공란으로 남아있다. 학적기록상 그는 71년 2월 우석대를 졸업(졸업번호 99호)한 것으로 나타나 있으며 매학기 성적 기록도 과목별 점수까지 남아 있는 상태다.

당시 이청장과 함께 201전경 기동대 생활을 했다는 한 퇴직경찰관은 “전경기동대는 집단생활이었기 때문에 그 기간 동안 대학에 다니는 것은 불가능했다”며 “몇 년 뒤 초급대학(2년제)졸업 이상 학력자만이 응시할 수 있는 간부후보생에 이청장이 합격하는 것을 보고 ‘언제 이팔호가 대학을 다녔나’하는 의문을 품은 사람들이 많았다”고 증언했다.

이청장이 졸업했다는 우석대는 66년 국학대와 수도의과대가 합병한 대학으로 71년 12월 고려대에 흡수됐다. 현재 전북 완주군에 있는 우석대와는 다른 학교다.

한편 이청장은 “입대연도와 대학입학연도의 차이는 아주 오래 전에 기록한 것이라 정확한 연도를 기록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며 “카투사 군복무시절과 순경시절 바쁜 와중에도 시간을 쪼개 우석대에 다녔다”고 해명했다.

<허문명·이완배기자>angel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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