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준게이트]장래찬씨 자살…주요사건 자살사례

  • 입력 2000년 10월 31일 23시 36분


사회적으로 큰 파문을 일으킨 사건과 자살은 어떤 상관 관계를 갖고 있을까.

동방금고 불법대출사건과 관련, 잠적중이던 장래찬(張來燦)전 금융감독원 비은행검사1국장의 자살 이전에도 유사한 사례가 더러 있었다.

87년 4월19일 당시 국내 최대의 해운회사인 범양상선 박건석(朴健碩)회장이 서울 중구 을지로1가 두산빌딩 10층 회장실 창문을 열고 투신 자살했다. 경영난을 겪던 박회장은 당시 거액의 외화를 해외로 빼돌린 혐의로 국세청의 조사를 받고 있었다.

또 부도난 한보철강에 대한 대출문제로 검찰의 조사를 받던 박석태 전 제일은행상무도 97년 4월28일 자살을 택했다. 숨지기 전 그는 검찰에 수시로 불려가 대출 경위와 외압 여부 등에 대한 조사를 받았으며 국회 한보특위 청문회의 증언대에 서기도 했다.

92년 1월28일에는 후기대 입시 문제지 도난사건이 발생한 경기 부천시 서울신학대 학장공관 1층 보일러실에서 이 대학 경비과장 조모씨(당시 56세)가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조씨는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었으며 가족에게 “모든 것을 뒤집어쓰게 됐다”고 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자살 동기는 명백히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대형 사건의 소용돌이 속에서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큰 심리적 압박감을 받았거나 죽음으로써 자신의 억울함 등을 호소하려 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일본의 경우 ‘책임과 비밀을 함께 묻겠다’는 조직 보호형 자살사건이 많은 편이다. 99년 5월 경영 파탄으로 국유화된 일본 장기신용은행의 우에하라 다카시(上原隆)전 부총재가 도쿄(東京)시내 한 호텔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당시 그는 이 은행이 주주들에게 편법으로 돈을 배당한 혐의와 관련돼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었다.

록히드 사건 때 다나카 가쿠에이(田中角榮)전 총리의 운전사가, 리쿠르트 사건 때 다케시타 노보루(竹下登)전 총리의 비서가 ‘조직과 상사를 위해’ 자살했다.

<최성진기자>choi@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