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익명 재미사업가 참여연대에 6억 기부

  • 입력 2000년 7월 24일 18시 36분


한 재미사업가가 활발한 시민활동을 벌이고 있는 참여연대에 6억원을 기부했다. 이는 지금까지 개인의 비정부기구(NGO)에 대한 기부금액 중 최고액.

이름이 알려지는 것을 꺼리는 그는 미국에서 인터넷 관련사업으로 많은 돈을 번 P씨(29). 참여연대와의 인연은 P씨가 올 1월 참여연대 인터넷 홈페이지에 E메일을 보내면서 시작됐다. 그는 당시 참여연대에서 무보수로 근무하던 하승수(河承秀) 이상훈(李相勳) 변호사 등의 공익 법률가 활동에 관심을 보이며 이들이 설립 준비 중인 공익법센터(가칭) 기금으로 5000만원을 송금하고 참여연대 회원으로 가입했다.

P씨는 귀국한 뒤인 7월13일 참여연대를 직접 방문해 “참여연대의 활동을 지켜보며 우리 사회를 건강하고 상식적인 곳으로 바꾸기 위해 노력한다는 믿음을 갖게 됐다”고 밝힌 데 이어 5억5000만원을 후원계좌로 송금했다.

그는 “나는 아직 젊고, 번 돈에 의지해 안이하게 살 생각이 없다”며 “이번 기부가 종자돈이 되어 많은 기금이 조성돼 우리 사회가 좀더 맑아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가 익명을 요구한 까닭은 “돈 벌었다는 소문에 손 벌리는 친인척이 많았는데 이들을 외면했다는 욕을 먹을 것 같아서”라고 말했다.

참여연대는 이를 기금으로 적립할 계획. 김성희(金星熙)사무국장은 “소중한 기부금을 경상비로 써서 없앨 수는 없다”며 “6억원 중 공익법센터와 납세자운동본부 기금으로 2억원을 쓰고 나머지 4억원은 P씨와 협의를 거쳐 ‘씨앗기금’(가칭)으로 적립한 뒤 이윤을 부족한 재정 충당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참여연대가 지출한 예산은 7억9000여만원이었다.

<서영아기자>s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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